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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장난 인터넷 공유기

    2007.09.05 15:36

    석찬일 조회 수:964 추천:20



    얼마전부터 인터넷 접속이 자꾸 끊기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지가 벌써 한 달 정도 되었나 보다.

    나는 그냥 단순히 인터넷 회선 문제이거나 인터넷을 서비스하는 T-online 회사의 서버 문제라고 생각하고 지나쳤다.
    하지만 그 정도가 자꾸 심해져서 급기야는 몇 분 간격으로 인터넷 연결이 끊기곤 했다.
    게다가 무슨 일인지 메신저에서 내가 답을 하며 글을 적었지만, 상대방은 나의 멧세지를 못 받는 현상도 일어났다.
    한번은 사진을 포함한 메일을 보내려는데, 메일 크기가 500kb 정도 됨에도 불구하고 보내는데 10분 이상이 걸리기도 했다.

    '뭔가 이상해...'

    현재 우리집에는 두대의 컴퓨터가 작동중이다.
    한 대는 무선랜으로 접속하며, 한 대는 유선랜으로 접속한다.
    아... 그리고 가끔씩 PDA 로도 무선인터넷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유선랜으로 연결된 경우, 훨씬 안정적이며 속도도 더 빠르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집에서는 유선랜으로 연결된 컴퓨터의 업로드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느렸다.
    현재 사용하는 DSL 3000 에서는 일반적으로 업로드 속도가 30kB/s 정도가 나와야 정상인데, 우리집 유선랜에 연결된 컴퓨터에서는 고작해야 3kB/s 정도밖에 속도가 나오지 않았다.

    '혹시 케이블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나는 기존에 사용하던 20m 짜리 케이블의 연결을 해제하고, 컴퓨터 부품 박스에서 곤히 자고 있던 5m 짜리 케이블로 연결해 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같았다.

    '혹시 랜카드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나는 기존의 랜카드 말고, 내 책상 구석에 쳐박혀 있던 USB 랜카드를 설치해서 연결해 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거야?'

    나는 윈도우를 다시 설치해 보기도 하고, 인터넷 공유기 세팅을 다시 해보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온갖 방법을 다 찾아보았지만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나는 인터넷 공유기의 Firmware 를 업데이트 하기로 했다.
    간혹 하드웨어의 Firmware 를 업데이트하면 상태가 훨씬 안정적이 되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그 전에는 사용 못하던 기능도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사용하는 인터넷 공유기는 몇 년 전에 텔레콤에서 받은 Sinus DSL 154 Basic SE   모델이다.
    이 모델은 벌써 나온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요즘은 더 이상 생산도 되지않는다.
    나는 텔레콤 홈페이지를 뒤져서 이 공유기의 Firmware 업데이트 페이지를 찾았다.
    내 공유기의 Firmware 버전은 1.12  인데 그 페이지에는 1.13 이 있었다.

    '이걸 설치하면 되겠군...'

    나는 바로 Firmware 를 다운로드 받아서 업데이트 하였다.

    Firmware 업데이트는 잘 하면 성능이 좋아지지만, 잘못하면 기계를 영 못 쓰게 되기도 하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한다.

    나는 성공적으로 Firmware 업데이트를 마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인터넷 연결은 자꾸 끊겨버렸다.

    '흠...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 무슨 문제인지 알 수가 없네...'

    나는 고심하던 끝에 유선랜을 사용하던 컴퓨터에 무선랜을 연결시켜 보았다.
    일단 그 동안 유선랜에서 말썽부렸던 업로드 속도는 좋게 나왔다.
    하지만 인터넷이 끊기는 현상은 계속 되었다.

    '뭐... 인터넷은 끊기는 것은 서버의 문제일 수도 있으니, 일단 유선랜을 사용하지 말고 컴퓨터 두 대 모두 무선랜으로 연결해봐야겠군.'

    나는 컴퓨터 가게에 가서 무선랜카드를 하나 사 왔다.
    매뉴얼에 나와있는 대로 잘 설치하였다.

    일단 두 대 모두 무선랜으로 사용할 수 있게 셋팅하였으나, 왠지 인터넷 연결이 훨씬 불안해졌다.
    나는 다음 날 무선랜카드를 산 가게로 가서 반품하였다.

    내 생각은 결국 인터넷 공유기에 원인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인터넷 공유기 세팅 메뉴에 들어가서 완전히 공장출하 상태로 초기화시켰다.
    이렇게 하면 혹시라도 내가 그동안 잘못 설정한 값들이 다 없어져서 처음부터 다시 깨끗한 상태에서 셋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처음부터 셋팅을 하던 중 DSL 계정 정보를 입력하는 순서가 되었다.
    다른 계정 정보는 다 찾았지만, 아무래도 계정 비밀번호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런... 계정 비밀번호를 모르면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없는데...'

    다시 한번 온 방을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그 계정 비밀번호는 찾을 수 없었다.

    나는 텔레콤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했다.
    담당자는 내게 새로운 비밀번호를 생성해서 편지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나는 그렇다면 며칠동안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데, 그냥 내게 새로운 비밀번호를 가르쳐주면 안 되냐고 물었지만, 담당자는 안 된다고 했다.
    컴퓨터가 새로운 비밀번호를 생성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며, 며칠 걸리지만 편지로 받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며칠 후, 나는 편지를 받았으며, 그 편지에 적혀있는 비밀번호로 다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인터넷은 계속해서 끊겼다.
    나는 아무래도 인터넷 공유기가 고장난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나는 텔레콤 지점에 가서 내 DSL 의 문제점을 이야기 했다.
    담당자는 그 자리에서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해서 내 DSL 연결 상태를 점검해보았다.
    그리고는 내게 말했다.

    "선생님 댁의 DSL 연결이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계속 끊깁니다. 이는 회선상의 문제일수도 있고, 아니면 선생님 인터넷공유기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아... 그래요?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일단 회선담당 기술자가 선생님 댁 회선을 점검한 후, 선생님 댁으로 갈 겁니다. 물론 가기 전에 전화를 할 거구요.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벌써 수년 전에 지금 사용하시는 인터넷공유기는 받으셨는데, 그 모델의 경우 지금 사용하시는 인터넷 연결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새로운 인터넷 공유기를 댁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나는 집에 와서 어떻게 하면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내가 뭐 컴퓨터 기술자도 아니고, 내 지식의 한계를 느끼며 있었다.

    "따르릉"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여기는 텔레콤입니다. 선생님께서 인터넷 연결이 잘 안된다고 연락하셨죠? 지금 선생님 인터넷 회선을 다시 연결했습니다. 일단 이곳에서는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나옵니다만... 제가 한 10분 후에 선생님 댁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한 10분 정도 후에 텔레콤 직원이 우리집에 왔다.
    그는 인터넷 회선 분배하는 곳에 가서 보니, 우리집 전화선과 인터넷 회선 바로 옆에 다른 사람 전화 및 인터넷 회선이 2-3개 있어서, 혹시 서로 간섭현상을 일으킬 경우, 인터넷이 끊길 수가 있어서, 우리집 전화와 인터넷 회선을 간섭을 덜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옮겨서 설치하고 지금 우리집에 오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회선 쪽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므로, 혹시 다시 인터넷 연결이 끊기면, 우리집 안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가 갈 때까지 인터넷은 끊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가고 난 후 약 1-2분 정도가 지나자 다시 인터넷 연결이 끊겼다.

    '흠... 그렇다면 정말 이 인터넷 공유기가 문제이군...'

    이젠 인터넷 연결이 끊기는 문제가 공유기에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며칠 후에 새로운 인터넷 공유기가 오면 다시 테스트 해 볼 수 있지만,  그 때까지 마냥 기다리자니 인터넷도 잘 사용할 수 없을 뿐더러, 내 호기심이 나를 가만 있게 못했다.

    '가만있자... 예전에 사용하던 DSL모뎀과 유선공유기가 있지... 그걸로 한번 연결해 보자.'

    나는 컴퓨터 부품 박스를 뒤적거려서 예전에 사용하다가 무선랜 기능을 가진 인터넷공유기를 구입한 후 구석에 쳐박아 두었던 DSL모뎀과 유선공유기를 찾아내어서 설치하고 연결하였다.
    이 모델은 무선랜 기능이 없으므로 무선랜이 설치되었던 컴퓨터에도 유선랜 케이블로 연결하였다.

    이렇게 연결해서 사용해보니 인터넷 연결은 매우 안정적이며, 인터넷 연결이 끊기는 현상도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역시... 문제는 인터넷 공유기였군.'

    그렇게 오랫동안 속썩이던 문제의 원인을 찾아낸 내 입가에는 드디어 미소가 돌았다.
    일단은 이렇게 며칠동안 사용하며, 새로운 인터넷 공유기가 도착하면 그 기계로 연결하면 다시 무선랜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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