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009년 5월 5일

오전 11시에 세르게이가 우리집에 왔습니다.
나를 태우고 플렌스부르크에 있는 자동차 판매상에게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실 나는 아침에 기차를 타고 플렌스부르크로 갈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자동차 번호판이 가방에 쏙 안 들어가서 밖으로 삐져나오더군요.
그 번호판을 보면 사람들이 내가 새 차를 사러 가는 사람인 줄 알고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고 판매상 아주머니가 말씀해주시더군요.
그래서 큰 가방에 넣어서 자동차 번호판인 줄 모르게 하라구요.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는 곰곰히 생각해 보니 혹시라도 안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같은 불경기에 현금을 많이 소지하고 표나게 다닌다면 결코 현명한 짓은 아니겠죠.

나는 세르게이에게 전화를 걸어서 함께 플렌스부르크에 가 줄 수 있냐고 물었고, 세르게이는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우리는 오전 11시에 플렌스부르크로 출발했으며, 낮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자동차 열쇠를 받고, 대금을 지불한 후 나는 판매상 아저씨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고맙게도 저렴한 가격에 빨리 차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신 고마우신 분입니다.
물론 아저씨도 차를 파셨으니 그만큼 도움이 되었겠죠.

세르게이는 차를 보더니 멋진 차라고 말하면서 주차장에서 한 바퀴만 운전해 보자고 해서 나는 그렇게 해보라고 했습니다.
세르게이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몇 십미터 정도 운전한 후 너무 좋다면서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나는 세르게이에게 약간 넉넉하게 기름값을 주고는 덕분에 편안하고 안전하게 플렌스부르크까지 왔다고 고마움을 표하였습니다.
우리는 거기에서 헤어져서 세르게이는 먼저 킬로 출발했습니다.

나는 주유소에 들러서 20유로어치 기름을 넣었습니다.
어제보다 1리터당 10센트가 오른 가격이어서 일단 조금만 넣고 다시 기름값이 내리면 가득 채워줄 생각입니다.
새 차라서 그런지 너무 조용하고 또한 부드러운 느낌으로 차는 잘 나갔습니다.
저는 고속도로에서 짧은 시간동안 시속 180km 까지 달려보았습니다.
전혀 무리없이 잘 나가더군요.

안전하게 집에 돌아온 나는 주차장에 주차를 시킨 후, 아내와 샤론이에게 우리집 새식구를 소개시켜주었습니다.
아내도 무척 좋아했지만 그 누구보다도 샤론이가 제일 좋아하더군요.

오늘부터 우리집 새식구로 함께 생활하는 투란(Touran)이가 항상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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