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클래스를 마치고.
2005.08.22 08:42
2005년 8월 19일
나는 오후 3시쯤 내 레슨만 받고 잠시 선생님과 그 다음날 할 곡목에 관해서 이야기를 했다.선생님은 내게 어떤 곡을 하고 싶나고 물으셨고, 나는 선생님이 원하시는 곡으로 하시라고 했다.
선생님은 'La vendetta'와 'Miei rampolli femminini'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고, 나도 좋다고 했다.
그런 후 나는 킬로 돌아왔다.
샤론이가 유치원 친구인 Sina(지나)의 생일 초대를 받아서 유치원이 끝난 후 바로 Sina의 집으로 갔는데, 오후 6시에 파티가 끝나니 샤론이를 데리러 가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오후 5시가 좀 넘어 킬에 도착해서 잠시 쉰 후, 샤론이를 데리러 그 친구의 집으로 갔다.
샤론이는 바깥 마당에서 열심히 뛰어놀고 있었다. 그날 햇빛이 강렬해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 열심히 뛰어놀아서 그런지 샤론이는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마치 불타는 고구마처럼...
2005년 8월 20일
일주일간 공개레슨으로 진행된 마스터클래스 마지막날
오후 5시에 열리는 콘서트를 위한 리허설(General Probe)가 오전 11시부터 콘서트 홀에서 있었다.
나는 리허설에 들어가기에 조금 앞서 같이 연주하게 되는 참가자를 만났다.
그녀는 이날 프로그램이 1부와 휴식 2부 이렇게 구성되며, 내가 1부 마지막곡과 2부 마지막곡을 부른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밖에 드릴 것이 없었다.
몇 달 전 내 노래가 녹화된 비디오 카셋트 테잎을 보냈을 때만 내가 선발되지 않았을 때, '도대체 얼마나 잘하는 사람들이 오는데, 내가 떨어졌을까', '아마도 내가 나이도 다른 참가자에 비해서 많고, 또한 베이스이기 때문에 안 뽑혔을거야.' 생각하며 위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약 한달 정도 후에, 선발자 중 누군가가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다며, 혹시 아직도 내가 이 코스에 참가할 의사가 있는지 묻는 전화가 와서 우여곡절 끝에 이 코스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코스의 마지막 행사, 콘서트를 하는 데에 있어서 1부 마지막 곡과 2부 마지막 곡을 내게 맡겨줬다니...
일반적인 음악회의 경우 아무래도 곡이 화려하고 또한 고음이라는 무기까지 갖추고 있는 소프라노와 테너에게 마지막 곡을 맡긴다는 것을 잘 아는 내게는 이 또한 감사할 조건이 되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다.
성경 말씀에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라는 말씀이 생각났다.
이제 남은 것은 내가 최선을 다하는 좋은 모습을 하나님과 관객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리허설은 큰 무리없이 잘 끝났고, 선생님은 아주 좋다고 말씀하시면서 '브라보'를 연발하셨다.
하지만 아쉽게도 리허설 때 참가자들의 노래를 다 들어본 후, 솔직히 '내가 왜 처음에 선발되지 않았을까?'라는 궁금함에 다시 한동안 사로잡혀 있었다.
'이러한 코스 선발에도 뭔가 깨끗지 못한 부분이 있나보다.'
이렇게 리허설이 끝난 시각이 오후 1시쯤, 아직 연주까지는 4시간이 남았다.
사무실에서는 내게 목도 풀고, 옷도 갈아 입을 수 있는 연습실 하나를 배정해 주었다.
나는 유료주차장(^^)에 잘 주차된 내 차에 가서 뒷자리 손잡이에 걸려있던 연주복을 가지고 연습실로 향했다.
약간은 미로처럼 된 길을 통해서 연습실 88호실에 간 나는 연습실이 참 아담하고 연습하기 좋게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예전 한국에서 대학 다닐 때, 가 봤던 연습실보다 3-4배 정도는 더 크고 게다가 그랜드피아노와 거울, 책상까지 구비된 좋은 곳이었다.
이중문과 카펫으로 소음(?)을 최소화하려고 하려고 한 흔적까지 느껴지며 말이다.
나는 평소 연주하기 전에 발성연습이나 보칼리지 등을 통해서 목을 푸는 과정을 거의 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저음가수이기 때문에 고음가수에 비해서 덜 필요한 작업인지 모르나, 나처럼 목을 안 풀고 무대에 올라가는 가수는 솔직히 말해서 본 적이 없다.
그 대신 시간이 많이 남은 관계로 나는 바닥에 누워서 잠을 청했다.
대략 30분 정도 잤을까...
비록 숙면은 취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자기 전보다는 좀 더 컨디션이 좋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연주시작까지 3시간 정도 남았기에 나는 이곳 저곳 두리번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그날 프로그램 인쇄가 다 되어 전시된 것을 볼 수 있었으며, 나는 기념으로 몇 부 가져왔다.
세 부는 내 가방에 잘 넣어놓고, 다른 한 부는 피아노 위에 펼쳐 놓았다.
시간은 흘러 오후 5시에 연주가 시작되었다.
연습실에는 방송이 안 나오는 관계로 연주가 시작된 후, 가끔 무대 바로 뒤에 있는 대기실에 가서 누가 연주 하는지 보고, '아직 몇 명 남았으니 대강 몇 분 정도 더 남았겠군' 생각하며 알아서 대기실에 나타나야 했기 때문에 연습실과 대기실을 왔다갔다 하며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사실 한편으로 보면 연주에 있어서 제일 힘든 부분이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무대에 설 때 쯤이면 기다리다가 지쳐서 연주를 망치는 경우도 많이 봤다.
이날 연주는 총 2시간 반에 걸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참 많았다.
연주 시작한 후, 대여섯차례 연습실과 대기실을 왔다가다 하던 나는 연주 시작 약 50분 후부터는 대기실에서 그냥 기다렸다.
평소에도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인 나는 특히나 연주 전에는 더 많이 마신다.
아무래도 물을 마심으로 목을 촉촉히 적신 상태에서 연주하는 것이 더 낳기 때문이리라.
내 순서가 되어 반주자와 함께 무대에 올라갔다.
연주홀은 전석 매진이었으며, 많은 관객들이 박수로 나를 맞아주었다.
반주자의 반주에 맞춰서 연주는 시작되었으며, 나는 약간의 액팅과 함께 모짜르트의 'La vendetta'를 불렀다.
선생님께서 요구하셨던 부분을 특별히 생각하며 한 연주였기에 관객석 제일 앞줄 가운데 부분에 앉으신 선생님께서도 흡족해 하시는 것 같았다.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의 큰 박수와 환호는 내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휴식시간이 끝난 후, 또 다시 내 순서를 기다리던 중 내가 리들(Lidl)에서 사온 물병에 더 이상의 물이 남아있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나는 대기실에 가서 연주자를 위해서 준비된 물박스에서 물 한병을 꺼내서 내 방에 들고와서 계속 목이 마를 때마다 마셨다.
이날 날씨가 덥기는 참 더웠나보다.
며칠전부터 날이 개어서 해가 나왔는데, 이날은 유난히도 강한 햇살로 사람들의 갈증이 평소보다 심했다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게다가 연주홀 안에는 조명등에서 나오는 열이 더해져서 엄청 덥고 건조했다.
시간은 흘러 마침내 내가 노래 부를 때가 되었다.
내가 가장 자신있게 부르는 곡 중 하나인 롯시니의 'Miei rampolli femminini'를 부르자, 관객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코믹한 노래와 반주와의 조화, 그리고 액팅은 관객들로 하여금 비록 이태리 말로 불러서 무슨 내용인지 자세히는 알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곡에 푹~ 빠지게 했다고나 할까...
하지만 연주 도중, 일부 사람들이 일어서고 몇몇 안전요원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였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할아버지나 할머니 한분이 더위 때문에 좀 편찮으신 것이 아니었나 생각했다.
그렇다고 하여도 연주 중 그만 둘 수는 없고...
나는 편찮으신 분이 쾌차하길 속으로 바라면서 계속해서 노래했다.
이 곡에 대해서 범브리 선생님이 내게 부탁하신 곳 몇부분을 그렇게 연주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면서 말이다.
이윽고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은 1부때보다도 더 큰 박수로 환호해 주었다.
그날 연주한 모든 사람들이 무대에 나와서 인사를 한 후, 나는 관객석으로 내려가서 범브리 선생님을 무대 위로 모셨다.
선생님께서는 놀라시면서도 기분이 좋아서 흔쾌히 무대에 올라와서 관객들에게 인사해 주셨다.
연주 후에는 뷔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연습실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많은 관객들을 만났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이 내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칭찬해 주셨다.
어린 아이 두명이 내게 와서 싸인을 해 달라고 하였다.
내가 싸인을 해주자 아이들은 매우 기뻐했으며, 내가 자기들의 마음에 쏙 들게 연주했다고 말해 줘서 매우 고마왔다.
뷔페 식사를 마친 후, 나는 그레이스 범브리 선생님이 있는 식탁에 갔다.
선생님과 내가 같이 나온 신문을 한장 복사해서 거기에 싸인을 해달라고 부탁했고, 선생님은 기뻐하시며 싸인해 주셨다.
또한 선생님께서는 내가 연주할 때, 선생님이 요구하신 데로 다 잘 해줘서 매우 만족하며, 내게 아주 잘 했다고 격려해 주셨다.
아주 음악적이며, 타고난 음색과 발음, 곡해석, 그리고 액팅까지 너무나도 잘 했다고 하시면서 축하한다고 말해 주셨다.
선생님은 내게 이번 코스가 내게 유익했나고 물으셨다.
나는 선생님의 말씀 중 'Free Voice'라는 말이 내게 노래하는 생각을 바꿔줬으며 이 'Free Voice' 개념으로 앞으로 계속 연습하겠다고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내가 노래를 잘 해줘서도 고맙지만, 그보다도 내 생각이 선생님의 생각을 따라가고 그러한 점이 노래에 보여서 더 만족한다며, 그래서 내게도 고맙다고 하셨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열심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그러한 성악가가 되도록 정진하리라고 다짐해 본다.
나는 오후 3시쯤 내 레슨만 받고 잠시 선생님과 그 다음날 할 곡목에 관해서 이야기를 했다.선생님은 내게 어떤 곡을 하고 싶나고 물으셨고, 나는 선생님이 원하시는 곡으로 하시라고 했다.
선생님은 'La vendetta'와 'Miei rampolli femminini'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고, 나도 좋다고 했다.
그런 후 나는 킬로 돌아왔다.
샤론이가 유치원 친구인 Sina(지나)의 생일 초대를 받아서 유치원이 끝난 후 바로 Sina의 집으로 갔는데, 오후 6시에 파티가 끝나니 샤론이를 데리러 가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오후 5시가 좀 넘어 킬에 도착해서 잠시 쉰 후, 샤론이를 데리러 그 친구의 집으로 갔다.
샤론이는 바깥 마당에서 열심히 뛰어놀고 있었다. 그날 햇빛이 강렬해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 열심히 뛰어놀아서 그런지 샤론이는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마치 불타는 고구마처럼...
2005년 8월 20일
일주일간 공개레슨으로 진행된 마스터클래스 마지막날
오후 5시에 열리는 콘서트를 위한 리허설(General Probe)가 오전 11시부터 콘서트 홀에서 있었다.
나는 리허설에 들어가기에 조금 앞서 같이 연주하게 되는 참가자를 만났다.
그녀는 이날 프로그램이 1부와 휴식 2부 이렇게 구성되며, 내가 1부 마지막곡과 2부 마지막곡을 부른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밖에 드릴 것이 없었다.
몇 달 전 내 노래가 녹화된 비디오 카셋트 테잎을 보냈을 때만 내가 선발되지 않았을 때, '도대체 얼마나 잘하는 사람들이 오는데, 내가 떨어졌을까', '아마도 내가 나이도 다른 참가자에 비해서 많고, 또한 베이스이기 때문에 안 뽑혔을거야.' 생각하며 위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약 한달 정도 후에, 선발자 중 누군가가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다며, 혹시 아직도 내가 이 코스에 참가할 의사가 있는지 묻는 전화가 와서 우여곡절 끝에 이 코스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코스의 마지막 행사, 콘서트를 하는 데에 있어서 1부 마지막 곡과 2부 마지막 곡을 내게 맡겨줬다니...
일반적인 음악회의 경우 아무래도 곡이 화려하고 또한 고음이라는 무기까지 갖추고 있는 소프라노와 테너에게 마지막 곡을 맡긴다는 것을 잘 아는 내게는 이 또한 감사할 조건이 되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다.
성경 말씀에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라는 말씀이 생각났다.
이제 남은 것은 내가 최선을 다하는 좋은 모습을 하나님과 관객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리허설은 큰 무리없이 잘 끝났고, 선생님은 아주 좋다고 말씀하시면서 '브라보'를 연발하셨다.
하지만 아쉽게도 리허설 때 참가자들의 노래를 다 들어본 후, 솔직히 '내가 왜 처음에 선발되지 않았을까?'라는 궁금함에 다시 한동안 사로잡혀 있었다.
'이러한 코스 선발에도 뭔가 깨끗지 못한 부분이 있나보다.'
이렇게 리허설이 끝난 시각이 오후 1시쯤, 아직 연주까지는 4시간이 남았다.
사무실에서는 내게 목도 풀고, 옷도 갈아 입을 수 있는 연습실 하나를 배정해 주었다.
나는 유료주차장(^^)에 잘 주차된 내 차에 가서 뒷자리 손잡이에 걸려있던 연주복을 가지고 연습실로 향했다.
약간은 미로처럼 된 길을 통해서 연습실 88호실에 간 나는 연습실이 참 아담하고 연습하기 좋게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예전 한국에서 대학 다닐 때, 가 봤던 연습실보다 3-4배 정도는 더 크고 게다가 그랜드피아노와 거울, 책상까지 구비된 좋은 곳이었다.
이중문과 카펫으로 소음(?)을 최소화하려고 하려고 한 흔적까지 느껴지며 말이다.
나는 평소 연주하기 전에 발성연습이나 보칼리지 등을 통해서 목을 푸는 과정을 거의 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저음가수이기 때문에 고음가수에 비해서 덜 필요한 작업인지 모르나, 나처럼 목을 안 풀고 무대에 올라가는 가수는 솔직히 말해서 본 적이 없다.
그 대신 시간이 많이 남은 관계로 나는 바닥에 누워서 잠을 청했다.
대략 30분 정도 잤을까...
비록 숙면은 취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자기 전보다는 좀 더 컨디션이 좋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연주시작까지 3시간 정도 남았기에 나는 이곳 저곳 두리번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그날 프로그램 인쇄가 다 되어 전시된 것을 볼 수 있었으며, 나는 기념으로 몇 부 가져왔다.
세 부는 내 가방에 잘 넣어놓고, 다른 한 부는 피아노 위에 펼쳐 놓았다.
시간은 흘러 오후 5시에 연주가 시작되었다.
연습실에는 방송이 안 나오는 관계로 연주가 시작된 후, 가끔 무대 바로 뒤에 있는 대기실에 가서 누가 연주 하는지 보고, '아직 몇 명 남았으니 대강 몇 분 정도 더 남았겠군' 생각하며 알아서 대기실에 나타나야 했기 때문에 연습실과 대기실을 왔다갔다 하며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사실 한편으로 보면 연주에 있어서 제일 힘든 부분이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무대에 설 때 쯤이면 기다리다가 지쳐서 연주를 망치는 경우도 많이 봤다.
이날 연주는 총 2시간 반에 걸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참 많았다.
연주 시작한 후, 대여섯차례 연습실과 대기실을 왔다가다 하던 나는 연주 시작 약 50분 후부터는 대기실에서 그냥 기다렸다.
평소에도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인 나는 특히나 연주 전에는 더 많이 마신다.
아무래도 물을 마심으로 목을 촉촉히 적신 상태에서 연주하는 것이 더 낳기 때문이리라.
내 순서가 되어 반주자와 함께 무대에 올라갔다.
연주홀은 전석 매진이었으며, 많은 관객들이 박수로 나를 맞아주었다.
반주자의 반주에 맞춰서 연주는 시작되었으며, 나는 약간의 액팅과 함께 모짜르트의 'La vendetta'를 불렀다.
선생님께서 요구하셨던 부분을 특별히 생각하며 한 연주였기에 관객석 제일 앞줄 가운데 부분에 앉으신 선생님께서도 흡족해 하시는 것 같았다.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의 큰 박수와 환호는 내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휴식시간이 끝난 후, 또 다시 내 순서를 기다리던 중 내가 리들(Lidl)에서 사온 물병에 더 이상의 물이 남아있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나는 대기실에 가서 연주자를 위해서 준비된 물박스에서 물 한병을 꺼내서 내 방에 들고와서 계속 목이 마를 때마다 마셨다.
이날 날씨가 덥기는 참 더웠나보다.
며칠전부터 날이 개어서 해가 나왔는데, 이날은 유난히도 강한 햇살로 사람들의 갈증이 평소보다 심했다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게다가 연주홀 안에는 조명등에서 나오는 열이 더해져서 엄청 덥고 건조했다.
시간은 흘러 마침내 내가 노래 부를 때가 되었다.
내가 가장 자신있게 부르는 곡 중 하나인 롯시니의 'Miei rampolli femminini'를 부르자, 관객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코믹한 노래와 반주와의 조화, 그리고 액팅은 관객들로 하여금 비록 이태리 말로 불러서 무슨 내용인지 자세히는 알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곡에 푹~ 빠지게 했다고나 할까...
하지만 연주 도중, 일부 사람들이 일어서고 몇몇 안전요원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였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할아버지나 할머니 한분이 더위 때문에 좀 편찮으신 것이 아니었나 생각했다.
그렇다고 하여도 연주 중 그만 둘 수는 없고...
나는 편찮으신 분이 쾌차하길 속으로 바라면서 계속해서 노래했다.
이 곡에 대해서 범브리 선생님이 내게 부탁하신 곳 몇부분을 그렇게 연주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면서 말이다.
이윽고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은 1부때보다도 더 큰 박수로 환호해 주었다.
그날 연주한 모든 사람들이 무대에 나와서 인사를 한 후, 나는 관객석으로 내려가서 범브리 선생님을 무대 위로 모셨다.
선생님께서는 놀라시면서도 기분이 좋아서 흔쾌히 무대에 올라와서 관객들에게 인사해 주셨다.
연주 후에는 뷔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연습실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많은 관객들을 만났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이 내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칭찬해 주셨다.
어린 아이 두명이 내게 와서 싸인을 해 달라고 하였다.
내가 싸인을 해주자 아이들은 매우 기뻐했으며, 내가 자기들의 마음에 쏙 들게 연주했다고 말해 줘서 매우 고마왔다.
뷔페 식사를 마친 후, 나는 그레이스 범브리 선생님이 있는 식탁에 갔다.
선생님과 내가 같이 나온 신문을 한장 복사해서 거기에 싸인을 해달라고 부탁했고, 선생님은 기뻐하시며 싸인해 주셨다.
또한 선생님께서는 내가 연주할 때, 선생님이 요구하신 데로 다 잘 해줘서 매우 만족하며, 내게 아주 잘 했다고 격려해 주셨다.
아주 음악적이며, 타고난 음색과 발음, 곡해석, 그리고 액팅까지 너무나도 잘 했다고 하시면서 축하한다고 말해 주셨다.
선생님은 내게 이번 코스가 내게 유익했나고 물으셨다.
나는 선생님의 말씀 중 'Free Voice'라는 말이 내게 노래하는 생각을 바꿔줬으며 이 'Free Voice' 개념으로 앞으로 계속 연습하겠다고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내가 노래를 잘 해줘서도 고맙지만, 그보다도 내 생각이 선생님의 생각을 따라가고 그러한 점이 노래에 보여서 더 만족한다며, 그래서 내게도 고맙다고 하셨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열심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그러한 성악가가 되도록 정진하리라고 다짐해 본다.
댓글 2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7 | 플라테 공연 취소되다 | 석찬일 | 2005.11.07 | 964 |
166 | 꽃다발 [2] | 석찬일 | 2005.10.21 | 1076 |
165 | 합창 지휘자의 비평 [2] | 석찬일 | 2005.10.15 | 1179 |
164 | La Gioconda - sema | 석찬일 | 2005.10.04 | 3140 |
163 | La Gioconda - Belcanto im Widerstreit der Gefühle | 석찬일 | 2005.10.04 | 1249 |
162 | 갑자기 찾아온 솔로 기회 [5] | 석찬일 | 2005.10.02 | 1311 |
161 | Die Zauberflöte - taufrisch entrümpelt | 석찬일 | 2005.09.27 | 1871 |
160 | Die Zauberflöte - Vogelfänger im Wunderland | 석찬일 | 2005.09.27 | 5931 |
159 | Die Zauberflöte (독어/Deutsch) | 석찬일 | 2005.09.23 | 1404 |
158 | 한 동료의 시디 음악 듣기 | 석찬일 | 2005.09.23 | 1007 |
157 | 이번 시즌 첫 연주하다 [2] | 석찬일 | 2005.09.04 | 1957 |
156 | 휴가 끝, 근무 시작~ [6] | 석찬일 | 2005.08.25 | 1063 |
» | 마스터클래스를 마치고. [2] | 석찬일 | 2005.08.22 | 1023 |
154 | 고마운 Kieler Nachrichten | 석찬일 | 2005.08.19 | 1090 |
153 | Grace Bumbry 에게 레슨받다 | 석찬일 | 2005.08.18 | 1324 |
152 | 전에 한 연주 녹음을 들어보니 | 석찬일 | 2005.08.15 | 947 |
151 | 좋은 음악 듣기 [1] | 석찬일 | 2005.08.02 | 1278 |
150 | 마스터 클래스 참가 | 석찬일 | 2005.07.23 | 1078 |
149 | 데논 AVR-1905 를 사다 | 석찬일 | 2005.07.13 | 3415 |
148 | 드디어 휴가 시작~ | 석찬일 | 2005.06.30 | 8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