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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 노르웨이 휴가

    2008.08.14 15:38

    석찬일 조회 수:2904 추천:43

    * 2008년 8월 5일 (첫째날)

    새벽 5시에 일어났다.
    낮 12시 45분에 덴마크(Denmark) 꼭대기 히르츠할스(Hirtshals) 항구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기 위해서 새벽 일찍 킬(Kiel)을 출발해야 무리 없이 히르츠할스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저녁에 이미 상당량의 짐을 차 트렁크에 실어놓았지만, 당일 새벽에 준비해야 할 짐들의 양도 만만치 않았다.

    세면도구, 냉동 및 냉장식품을 비롯하여 같이 여행을 떠날 짐을 차 트렁크에 실었다.
    트렁크에 다 들어가지 못한 일부 짐들은 조수석과 뒷자리 뒤쪽에도 실었다.
    집을 떠나오기 전 나와 아내는 번갈아 가면서 창문, 전기, 가스 점검을 한 후 현관문을 닫고 나왔다.

    오전 7시에 차에 앉은 우리들은 샤론이가 대표로 여행 잘 다녀오게 해달라고 기도한 후 드디어 히르츠할스를 향하여 출발했다.
    킬에서 히르츠할스까지의 거리는 450km.
    집 근처에 있는 제트(Jet)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후 고속도로를 달렸다.

    킬에서 독일 국경까지는 약 1시간 정도 걸렸다.
    독일과 덴마크 국경 사이에는 아무런 검문소도 없어서 왠지 좀 싱거워 보였다.
    국경을 통과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듯 했다.
    국경을 통과하여 달리고 있는데 뒤에서 차 한 대가 맹렬하게 달려오더니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창문을 내린 후 나를 향하여 손에 표지판을 들고 흔들면서 뭐라고 말하는 듯 했다.
    표지판에는 아마 STOP 이라고 적혀있는 듯 했다.
    덴마크 경찰이었다.
    나는 마침 앞에 보이는 휴게소에 차를 세웠다.
    두 명이 우리 차로 다가왔다.
    나도 차에서 내려서 그들을 영접(?!)했다.

    그들은 우리 차에 가득 실려진 짐들을 보더니 휴가 가냐고 물었다.
    내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운전면허증과 여권을 보여달라고 했다.
    나는 운전면허증과 여권을 보여주었고, 그들은 OK 라고 말하면서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다.
    나는 덴마크 히르츠할스로 가서 배를 타고 노르웨이로 여행 간다고 했더니 여행 잘 다녀오라고 하면서 우리에게 가도 좋다고 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덴마크의 도로에서 바라 보는 풍경은 독일의 도로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별로 다른 점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덴마크의 도로를 한참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에선가 아름다운 구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게 되는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변화무쌍한 구름을 바라보면서 샤론이의 상상의 날개가 펼쳐졌다.
    “저 구름은 코끼리 닮았다...... 이건 토끼. 우와! 토끼 두 마리가 똑같이 생겼네……”

    우리는 오전 11시 40분쯤 히르츠할스에 도착했다.
    창구에서 배 탑승권과 우리가 묵을 캐빈(Hütte, Hytte) 숙박권을 받은 후, 안내요원이 안내하는 주차장에서 탑승을 기다렸다.
    이미 많은 차들이 와서 차례대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차에서 내려서 주차장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상엽이 차가 보였다.
    같은 날 노르웨이 여행을 떠나는 상엽이네 가족(김상엽, 이정현, 김시온)이 제서(박제서, 김미선)씨 부부와 함께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서 이 곳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노르웨이 중부의 헴세달(Hemsedal)에 머무르며 여행을 하며, 우리는 노르웨이 남부 라우란드(Rauland)에 머무르며 여행을 한 후, 마지막 이틀 밤은 헴세달에 합류하여 보냈다.

    [주행거리 450km / 총 450km]

    12시 15분쯤 드디어 차량 탑승이 시작되었다.
    기다리던 차량들이 질서 있게 안내요원의 안내대로 배 주차장에 주차하였다.
    이 배의 이름은 Superspeed 2.
    이름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덴마크 히르츠할스에서 노르웨이 라르빅(Larvik)까지 가는데 3시간 45분이 걸린다.
    무척 빨리 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가 배에서 내비게이션을 켜서 속도를 체크해보니 시속 50km로 달리고 있었다.

    배에서 상엽이 가족과 제서씨 부부를 다시 만난 우리는 서로 이야기도 나누며 사진도 찍고 점심을 싸온 빵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내는 면세점에서 샤론이 잠바를 하나 샀다.
    어느덧 육지가 점점 가까이 보였다.
    라르빅에 거의 다 도착한 것이다
    방송이 흘러 나왔다.
    솔직히 이해는 못했지만 잠시 후에 라르빅에 도착하니 차량 탑승자들은 주차장에 가서 출발 준비를 하라는 내용의 방송으로 추측했다. ^^
    우리는 다른 일행들에게 여행 잘 하고 며칠 후에 헴세달에서 만나자고 인사를 한 후 우리 차가 주차되어 있는 5층 갑판에 가서 하선을 기다렸다.

    오후 4시 30분쯤 라르빅에 도착하여 순조롭게 배에서 내린 우리는 우리 숙소가 있는 라우란드를 향해서 출발했다.
    라르빅에서 라우란드까지는 200km 정도
    하지만 소요시간은 4시간 이상이 걸렸다.
    일단 배에서 내린 후 항구를 빠져 나오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차는 많은데 빠져나가는 도로는 2차선이었다가 나중에는 1차선으로 좁아져서 그 많은 차들이 한 줄로 빠져나가야 하니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노르웨이 곳곳에는 통행료를 지불해야 하는 톨게이트가 있다.
    나는 내비게이션에 유료도로 구간을 피해서 가라고 옵션을 설정한 후 내비게이션이 가라고 하는 곳으로 운전해 갔다.
    그랬더니 도로 표지판에 나와있는 곳으로 가지 않고 몇 군데는 약간 돌아서 갔다.
    덕분에 통행료는 내지 않았지만, 어떤 곳에서는 비포장 도로로 인도했으며, 좁은 산길을 통과해서 가기도 했다.

    우리가 라우란드 숙소에 도착한 때는 오후 8시 30분경.
    숙소 리셉션은 이미 문이 닫혀있었다.
    리셉션 오픈 시간은 오후 5시부터 8시까지라고 적혀있었으며 필요시 전화를 하라고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다.
    리셉션에 사람은 없고 전화기는 물론 전화할 노르웨이 돈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리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리셉션 입구에는 봉투 하나가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져 있었다.
    그 봉투에는 이렇게 적혀져 있었다.

    To Seok Chan Il
    Welcome to Rauland Feriesenter

    봉투를 열어보니 우리가 묵을 숙소(캐빈) 위치가 표시된 지도와 함께 숙소 열쇠가 들어 있었다
    우리는 지도에 적힌 숙소로 가서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서 짐을 풀었다.
    넓고 깨끗하게 편안한 분위기의 숙소는 정말 우리가 노르웨이에서 휴가를 보낸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주었다.
    특히 이 숙소에는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의 주방기구와 텔레비전, DVD 플레이어, 스테레오 기기까지 있었으며, 욕실에는 사우나도 달려 있었다.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한 후, 우리는 샤워도 하고 사우나도 하며 피로를 풀었다.

    [주행거리 200km / 총 650km]



    * 2008년 8월 6일 (둘째날)

    피로가 확 다 풀리도록 늦잠을 잔 나는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 후, 숙소 주변을 둘러보았다.
    간혹 빗방울이 날리는 약간은 흐린 날씨였지만, 멋진 숙소 사진을 여러 각도에서 찍어보았다.
    전날 밤에는 어두워서 안 보았던 산이 눈에 들어왔다.
    맑고 시원한 바람은 아직도 약간 눈이 덮혀 있는 산에서 불어오는 듯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우리 숙소가 있는 곳은 해발 850m 정도 되는 곳이었다.
    이 날은 점심 식사를 할 때까지 뒹굴뒹굴거린 후, 여유 있게 근처를 둘러볼 겸 드라이브를 하였다.
    라우란드 시내는 정말 자그만 했다.
    슈퍼마켓 두 개에 우체국과 은행 하나 정도.
    안내책자를 보니 라우란드가 포함된 비녜(Vinje) 지역의 경우 인구가 3200명 정도라고 하는데, 평균적으로 1평방 킬로미터 당 1.2명이 산다고 하니 정말 사람 보기 힘든 곳이 아닐 수 없다.

    비녜 지역 남쪽에는 톡케(Tokke) 지역이 있다.
    우리는 그 지역 에이드스보르그(Eidsborg)에 있는 목조교회(Stavkyrkje)를 구경하였다.
    목조교회는 노르웨이 전역에 걸쳐서 큰 도시마다 각각 독특한 모양으로 역사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교회이다.

    달렌(Dalen)은 텔레마르크카날(Telemarkskanalen, 텔레마르크 운하) 여행을 할 수 있는 항구가 있는 곳이다.

    비록 이번 여행에서 시간적, 경제적 여건 때문에 카날에서 배를 타는 여행은 해보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명소인 카날(운하) 여행 선착장에서 아름다운 노르웨이의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는 달렌 시내를 드라이브한 후 숙소로 돌아왔다.

    [주행거리 100km / 총 750km]



    * 2008년 8월 7일 (셋째날)

    이 날은 날씨가 많이 흐렸다.
    비가 주륵주륵 내리는 날씨.
    원래 계획에는 남서쪽에 있는 곳을 구경하고자 했으나, 날씨 때문에 경로를 변경했다.
    혹시 다음날 날씨가 좀 더 좋아지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날은 숙소 서북쪽에 있는 폭포를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는 자동차 드라이브 하기에 경치가 좋은 곳도 있으니 일석이조.
    이 도로는 해발 1000m 정도까지 올라간다.
    어느 정도 가다 보면 구름이 아래에 보이고, 또한 산에 쌓인 눈도 차 아래에 보인다.
    샤론이가 눈을 만져보고 싶어했지만, 비가 내리고 있어서 눈을 직접 손으로 만지는 것은 포기했다.
    하지만 바로 몇 미터 앞 가까이에서 눈을 바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샤론이는 무척 좋아했다.

    차를 타고 가다 보니 터널 입구가 막혀있었다.
    모든 차들은 그 옆에 난 도로로 다녔다.
    그 도로를 따라서 운전해서 가는데 반대편에서 차가 오지 않았다.
    원래 노르웨이에 차가 별로 없어서 그런가 보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운전을 하고 갔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도로 폭이 좁아서인 듯 그 구간이 끝나는 곳 반대편 차선에 차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경찰들이 차량을 통제하는 듯 했다.
    한 쪽 차량이 다 통과할 때까지 반대편 차량을 대기시킨 후, 다른 쪽 차량을 통제하고 대기하던 차량을 통과하게 하는 듯 했다.
    우리는 운이 좋아서 안 기다리고 그냥 통과할 수 있었다고 좋아했다.

    차는 안전하게 이 날의 목표지인 폭포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여행 출발 전 숙소 근처에 어떤 여행지가 있을까 인터넷을 통해서 검색해서 발견한 폭포인 로테폭포(Låtefossen)
    이 폭포는 도로변에 있어서 굳이 등산을 하지 않아도 폭포의 물살을 몸으로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우리는 폭포 가까이에서 사진도 찍고 비디오도 찍었다.
    사진을 찍다 보니 폭포에서 튀어나온 물방울이 카메라 렌즈를 적시고 있는 것을 몇 번이나 닦아내어야만 했다.
    가까이에서 폭포를 느끼는 것은 좋았지만, 도로변에 있어서 멋진 구도로 폭포를 사진에 담는 일은 힘들었다.
    폭포의 굉음과 함께 물보라를 맞으며 느끼는 자연의 위대함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돌아오는 길에도 운이 좋은 우리는 기다림이 없이 차량 통제 구역을 통과할 수 있었다.
    비가 약간 약해진 틈을 타서 산 위 경치 좋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산 위에 고인 호수와 눈이 덮힌 산을 감상한 후 숙소로 돌아왔다.
    맛있게 저녁 식사를 한 후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밖을 바라보니 저녁 노을이 구름 사이로 보였다.

    [주행거리 300km / 총 1050km]



    * 2008년 8월 8일 (넷째날)

    아침에 일어나서 창 밖을 보니 하늘이 맑게 개여있었다.
    ‘오호.. 역시 하루 기다린 보람이 있었군. 하나님 감사합니다. ^^
    이 날의 목표는 이번 여름휴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절벽 사이에 끼여있는 바위 관광.
    이 바위는 노르웨이 남서쪽에 있는 리세피요르드(Lysefjord)에 있는 산에 있는데,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에서는 약 20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우리는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한 후 오전 9시 30분쯤 숙소를 나섰다.
    오전 11시 30분경 우리는 가는 길에 멋진 계곡이 있는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그곳에서 샤론이는 뜰채로 피래미 3마리를 잡았으며, 매우 기뻐했다.
    우리는 낮 1시쯤에 어느 높은 산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 2시 30분쯤 리세피요르드에 도착했다.

    주차 요금은 하루 종일 주차하는데 60크론(8유로).
    그 바위가 있는 곳까지 등산한 후 돌아오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왕복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구간인 관계로 등산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잠시 고심한 후, 언제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까 생각하며 일단 등산해 보기로 하였다.
    주차권을 발급받고 등산에 편한 옷과 약간의 음식물을 챙긴 후, 오후 3시에 산 정상을 향하여 출발했다.

    등산 코스는 군데군데 붉은 색으로 T 표시가 되어 있는 돌을 따라가면 되게 되어 있었다.
    그 유명한 바위가 있는 곳에 가기 위해서는 산 봉우리 두 개를 넘어야 하며, 그 후 세번째 봉우리 정상에 올라가서 약간 더 가면 되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등산 코스가 아니라 돌산을 올라가야 하는 험난한 코스였다.
    경사가 가파른 곳에는 쇠봉을 박아서 쇠줄로 연결하여 잡고 올라가거나 내려갈 수 있게 하였지만, 생각보다 위험한 구간이 많이 있었다.
    어른들은 그래도 별 무리 없이 등산 할 수 있다지만, 샤론이같이 어린 아이들은 어른들의 도움 없이 혼자 쇠줄을 잡고 가기에 힘들었다.
    하긴 6시간에 걸쳐서 등산을 하고 오는 동안 내내 샤론이보다 어린 아이는 한 명도 발견하지 못했다.

    우리는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쉬어가면서 조금씩 정상을 향하여 등산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어린 샤론이가 등산하는 것이 신기했는지 행운을 빌어주었다.
    처음 한 시간 동안은 샤론이보다 아내가 쉬는 시간이 더 많았다.
    한 시간이 넘어가자 샤론이는 몸이 지쳤다기 보다는 끝도 없는 등산에 약간 실증이 났는지 그냥 돌아가자고 하였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 날이 아니면 언제 다시 이 곳을 올 수 없을 것이라면서 샤론이를 잘 달래면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어느덧 산 봉우리를 두 개 다 넘고 마지막 세번째 봉우리를 향했다.
    세번째 봉우리를 향하는 길은 그 전의 길에 비하여 완만한 경사로 되어 있어서 상대적으로 힘이 덜 들었다.
    하지만 높은 고도 때문인지 바람이 세차게 불었으며 기온 또한 많이 떨어져서 약간 춥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우리는 오후 6 시쯤 해발 1020m의 산 정상을 지나 그 유명한 바위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바위가 있는 곳은 해발 985m 정도 된다고 했다.
    짐을 줄이기 위하여 충분한 양의 음료수를 가지고 오지 못한 우리들은 바위 근처에 흐르는 냇물로 목을 축였다.
    산 정상에 있는 냇물이라서 그런지 물맛이 상쾌하고 맛있었다.

    나는 샤론이와 함께 바위를 향해서 갔다.
    보기에는 위험해 보여도 사실 그렇게 안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예상을 깨고 바위 아래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 바위로 건너 가는 곳에는 최소한의 안전 장치도 없었으며, 그 바위에서 떨어지면 그냥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 같았다.
    솔직히 나도 무서웠지만, 용기를 내어서 그 바위로 올라가서 앉았다.
    그리고는 내 다리를 쭉 뻗어서 샤론이가 이 바위로 건너올 수 있도록 사다리를 만들어 주었다.
    샤론이는 용감하게 내 다리를 사다리 삼아서 내게로 건너왔다.
    나는 샤론이를 안전하게 꽉 잡았으며 우리는 그 바위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아내는 사진을 찍어주었다.
    다시 다리를 뻗어서 샤론이가 안전하게 건너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 후, 나는 샤론이를 데리고 안전하게 위험지역을 빠져 나왔다.

    아내는 안전한 지역에서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마치 아내가 손바닥 위에 바위를 들고 있는 듯한 구도로 활짝 웃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그 후 나는 용기를 내어서 다시 그 바위 위에 올라가서 폼을 잡고 사진을 찍었다.
    처음에는 허리에 손을 얹어놓고 사진을 찍고 다음에는 두 팔을 활짝 펴서 하늘을 향하게 하여서 사진을 찍었다.
    샤론이는 그 근처 안전한 곳에 쌓여있는 눈 위를 뛰어다니면서 재미있게 놀았다.

    우리는 오후 6 시 30 분경 하산하기 시작했다.
    여름이라서 해가 늦게 지긴 하지만 산에 있기에 언제 해가 질 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약간 서둘러서 돌아가기로 했다.
    우리가 산 정상에 올라온 후, 두 사람만이 산에 올라왔으니 우리가 거의 마지막 등산객인데 다른 사람들이 앞서서 돌아가면 그래도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지만 아무도 없다면 좀 더 불안하기 때문이었다.

    돌아오는 길은 말이 하산이지 세번째 봉우리에서는 내리막길이지만 다시 두번째 봉우리를 향하여 올라간 후 다시 내리막길이 나왔으며, 그 후 다시 첫번째 봉우리를 향하여 올라간 후 마침내 우리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었다.
    우리가 하산하는 동안 우리 뒤에 올라왔던 사람들도 우리를 추월하여 내려가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하산한 듯 했다.

    중간 중간 쉬어가면서 내려가기를 시작한 후 두 시간 정도 되었을 때 샤론이가 지쳤는 듯 힘이 든다고 했다.
    아내도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나와 샤론이가 힘이 빠질까 봐 내색을 하지 않는 듯 했다.
    오르막과 내리막 길이 가파르기 때문에 내가 샤론이를 업고 갈 수도 없는 일.
    아내는 샤론이에게 초컬렛을 주었다.
    힘이 들 때 초컬렛같이 단 것을 먹으면 힘이 나기 때문이다.
    초컬렛을 먹은 샤론이는 다시 힘이 난다면서 힘을 내어서 다시 하산하였다.

    우리는 마침내 오후 9시 15분경 주차장에 도착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주차장이 텅 비어서 우리차를 포함하여 두 대의 차만 쓸쓸하게 주차장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차를 타고 안전하게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와서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주행거리 400km / 총 1450km]



    * 2008년 8월 9일 (다섯째날)

    전 날의 산악행군(!) 관계로 이 날은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뒹굴거리면서 휴식을 취했다.
    모두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늦잠을 잤으며, 오후에 잠시 라우란드 시내에 나가서 슈퍼마켓에 가보았다.
    슈퍼마켓의 여러 가지 품목들의 가격을 살펴보았는데, 독일에 비해서 매우 비싸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이 하나에 2유로 정도, 사과 여섯개에 8유로 정도했으며, 내가 좋아하는 알디(Aldi)에서 70센트하는 와퍼빵은 노르웨이에서 3유로 정도 했다.
    고기의 경우에도 독일에 비해서 두배 이상 비쌌다.
    우리는 슈퍼마켓에서 빵을 몇 개 산 후 숙소로 돌아와서 계속해서 뒹굴거렸다.

    [주행거리 20km / 총 1470km]



    * 2008년 8월 10일 (여섯째날)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 후 우리는 짐을 싸서 숙소를 떠날 준비를 했다.
    그 동안 5일 동안 편하게 생활한 이 숙소를 떠나서 헴세달로 가는 날이었다.
    헴세달에는 상엽이 가족과 제서씨 부부가 함께 머물고 있는 숙소가 있다.
    우리는 짐을 싸서 차에 싣고 숙소 청소를 깨끗하게 하였다.
    기념으로 숙소 사진도 찍고 비디오도 찍은 후 헴세달을 향하여 출발했다.

    헴세달로 가는 길에 우리는 두 군데의 교회를 방문했다.
    노레(Nore)에 있는 교회와 네스비엔(Nesbyen)에 있는 목조교회를 찾아가서 교회 앞에서 함께 기도하면서 주일예배를 대신하였다.
    그 후 골(Gol)에 있는 교회도 방문하려고 찾아갔으나 문이 잠겨있어서 볼 수 없었다.

    우리는 오후 6시 30분쯤 상엽이네가 있는 헴세달 숙소에 도착했다.
    모두 반갑게 맞이해주었으며, 우리는 함께 맛있게 저녁식사를 한 후 이야기 꽃을 나누었다.

    [주행거리 250km / 총 1720km]



    * 2008년 8월 11일 (일곱째날)

    이 날 아침에는 상엽이와 함께 헴세달에 있는 낚시터에 가 보았다.
    작년 여름부터 낚시터에 가고 싶어하던 샤론이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이다.
    상엽이는 내게도 낚싯대를 하나 건네주었다.
    생전 처음 낚싯대를 잡아본 나는 실수에 실수를 거쳐서 조금씩 안정적으로 낚싯줄을 멀리 던질 수 있게 되었다.
    날씨는 그리 좋지 않아서 해와 비가 오락가락하였다.
    샤론이가 고기 잡는 것을 보고 싶어해서 나와 상엽이 모두 열심으로 낚싯대를 휘둘러 보았지만 짧은 시간에 수확은 없었다.
    하지만 샤론이는 진짜 낚시대도 보고 어떻게 하는 건지도 봐서 매우 만족했다.

    오후에는 잠시 헴세달 시내에 나가 보았다.
    샤론이 여름방학 숙제로 휴가지에서 그림엽서 한 장을 보내는 숙제가 있는데 그 숙제를 하기 위함이었다.
    아내는 그림엽서 두 장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한 장은 학교 숙제용, 그리도 다른 한 장은 우리 옆집 아주머니에게 보내기 위해서였다.
    숙소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샤론이는 엽서에 휴가지에서 있었던 일을 또박또박 적었다.
    우리는 다음날 그림엽서를 부치기로 하고서는 다음날을 위하여 잠을 청하였다.

    [주행거리 20km / 총 1740km]



    * 2008년 8월 12일 (여덟째날)

    이 날은 다시 독일로 돌아가기 위하여 오슬로에서 컬러라인의 배 컬러 매직(Color Magic)호를 타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난 우리는 차에 짐을 싣고 숙소 정리를 한 후 오슬로를 향하여 출발했다.
    오슬로 컬러 라인 항구에 도착하니 낮 12시 20분.
    주차장에서 승선을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차 옆을 지나가던 차가 우리차 오른쪽 측면 거울(Side mirror)를 치고 지나갔다.
    다행히 부서지지는 않았지만, 약간 흠집이 생겼으며, 차 안에서 거울 위치 조정을 하는데 약간 이상이 있었다.
    컬러 라인 주차 안내원은 서류를 작성해 주면서 혹시 문제가 생기면 이 서류를 가지고 보험회사를 찾아가면 보험 처리해 줄 것이라고 했다.

    [주행거리 220km / 총 1960km]

    배는 오후 2시에 오슬로 항구를 출발했다.
    우리가 묵은 객실은 11층에 있는 930호실
    바다가 바라 보이는 이 객실에는 텔레비전은 물론 자그마한 냉장고도 있었다.
    우리는 객실에서 간단하게 컵라면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나는 꿈나라로 갔다.

    잠에서 일어나서는 노트북으로 강호동의 1박2일 프로그램 몇 편을 보고는 다시 꿈나라로 갔다.



    * 2008년 8월 13일 (아홉째날)

    아침 7시쯤 일어난 나는 세수를 하고는 배 갑판으로 갔다.
    바닷바람이 시원했다.
    나는 배와 바다의 사진을 몇 장 찍고는 다시 객실로 돌아왔다.
    간단하게 짐을 정리하고는 앉아서 쉬었다.

    아침 8시쯤 텔레비전을 켜보니 올림픽 방송을 하고 있었다.
    마침 한국과 스페인의 여자 핸드볼 경기를 하고 있었다.
    한국이 이겼다.
    기분 좋게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차에 짐을 싣고 하선을 기다렸다.
    10시 10분쯤 우리차는 배에서 빠져 나와서 집을 향했다.
    10시 20분쯤 우리는 안전하게 집에 도착했다.

    [주행거리 5km / 총 196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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