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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식과의 마지막 연습을 마치고...

    2004.06.29 17:00

    석찬일 조회 수:1183 추천:30

    2004년 6월 29일 오후 5시
    이제 7월이면 슈베린(Schwerin)으로 떠나는 마식과 하는 마지막 연습을 했다.

    오후 5시에 만나기로 했기에 나는 오후 4시 45분쯤 극장에 도착해서 미리 예약해놓은 연습실에서 악보를 챙기고 녹음할 준비를 했다.

    아직 완전히 다 외우지 못한 노래가사를 훑어보며 마식이 오기를 기다렸다.

    오후 5시 10분쯤 도착한 마식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는 연습을 시작했다.

    어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불렀기에 오늘은 가장 자신있는 곡 한곡은 빼고 나머지 모든 곡을 맞추며, 특정 부분에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 교환하는 정도로 연습을 했다.

    약 1시간 10분정도에 걸쳐서 연습을 마쳤다.
    지난번보다는 훨씬 여유롭게 노래할 수 있었다.

    연습이 마친 후, 나는 마식에게 커피한잔 마시러 가자고 했다.
    그는 흔쾌히 응했으며, 우리는 한 커피숍에 갔다.
    나는 카푸치노를, 마식은 에스프레쏘 마끼아또를 마셨다.

    이런 저런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물론 대부분 음악에 관한 이야기였다.

    특히나 앞으로 내가 어떠한 곡들을 연습하면 좋겠다고 조언해 준 것은 참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언제부터인지 왠지 가게 안에 다른 손님은 안 보였다.
    마식이 점원아가씨에게 계산하겠다고 한다.

    나는 내가 초대했기에 당연히 내가 내겠다고 하였으나, 마식은 오늘은 자기가 내겠단다.
    그동안 내게 반주비를 많이 받았다면서...

    그리 비싼 것은 아니었지만, 참으로 인간적인 그의 행동을 보며 왠지 흐뭇했다.

    우리는 커피숍을 나와서 주차장으로 갔다.

    다음 시즌부터 슈베린(Schwerin) 극장에서 지휘하는 마식과의 마지막 만남의 순간인 것이다.

    나는 그동안 나를 잘 가르쳐주며, 큰 도움을 줘서 진심으로 너무 고맙다고 하였다.

    마식은 나와 함께 음악한 시간이 참으로 즐거웠다면서, 다른 사람 같았으면 절대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사실 마식 정도의 위치의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시간을 내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내가 더 고마와 하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에 내가 좋은 음악회를 하길 바란다고 하며, 서로 나누어가진 핸드폰 번호로 서로 연락하면서 지내자고 하며 우리는 헤어졌다.

    작년 여름에 한 모짜르트 가곡과 아리아의 밤을 준비할 때부터 내게 큰 도움을 준 그의 음악은 독일 성악곡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성악곡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바꾸어주었으며, 보다 음악적인 음악을 연주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킬을 떠나는 마식이 슈베린에 가서도 좋은 음악인으로 큰 활약을 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나 또한 지금보다 더 나은, 항상 연구하고 발전하는 음악인이 되도록 노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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