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29일

 

이 날은 저녁 7시 30분에 모짜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공연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저는 평소때처럼 오후 7시가 되기 조금 전에 극장에 도착했습니다.

무대 의상으로 갈아 입고 분장실에 가서 분장을 마쳤습니다.

 

이 날의 공연은 전석 매진이 되었다면서 이번 시즌에 마지막으로 하는 마술피리를 잘하자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때가 오후 7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아직 공연 시작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서 잠시 발코니에 가서 시원을 바람을 맞고 있었는데...

 

녹음된 듯한 목소리로 "모두 침착하게 극장에서 나가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들려왔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리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안내방송이 계속 반복해서 들려왔습니다.

'뭔가 이상하네...'

다른 동료에게 물어보았더니 극장에 불이 났다면서 밖에 나가자고 하더군요.

계단을 이용해서 내려가는데 무대가 있는 극장 1층에 연기가 보였습니다.

 

모두들 안전하게 극장을 빠져나와서 시청앞 광장에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극장 밖에서 보니 분장실 창문을 통해서 검은 연기가 보였습니다.

 

약 1-2분 정도 후에 소방차들이 몰려왔습니다.

일단 제 눈에 보인 소방차는 6대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 때쯤에는 벌써 분장실에 연기가 더 이상 보이지 않더군요.

아마도 극장 관계자들이 불을 끄지 않았난 생각합니다.

 

소방수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점검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화재위험이 더 없다고 판단된 후에 소방차는 한 대씩 극장을 떠났습니다.

극장에 올 때에는 요란하게 싸이렌을 울리면서 오던 소방차들이 조용하게 사라졌습니다.

 

오후 7시 35분쯤 다시 극장 안으로 들어가도 된다는 신호에 맞춰서 모두들 극장 안으로 들어가서 공연 준비를 했습니다.

방송을 통해서 분장실은 사용할 수 없으므로 분장을 마치지 못한 사람들은 그냥 분장하지 말고 무대 의상만 입고 공연하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공연은 오후 8시에 시작되었습니다.

 

전석 매진으로 많은 관중들이 와 있었지만 그 누구 한 명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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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원인은 분장실에서 사용하는 알콜이라고 하더군요.

분장실에는 가발이나 수염 등을 때어낼 때 사용하는 알콜이 있습니다.

그 알콜병이 조명등의 영향때문인지 갑자기 폭발한 후에 다른 물건에 불이 붙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알콜병의 취급에 더 신중을 기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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