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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명의 테너 주인공

    2008.02.10 18:02

    석찬일 조회 수:984 추천:7

    지난 토요일(2007년 2월 9일)에는 지난 시즌에 무대에 올라갔던 모짜르트의 작품 "La clemenza di Tito"가 이번 시즌에 다시 무대에 올라갔다.
    2월 8일에는 최종 점검의 의미에서 리허설을 실시하였다.
    그런데 테너 주인공이 보이지 않았다.
    내용을 알아보니 테너 주인공이 갑자가 아파서 공연을 같이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극장 사무실에서는 대역을 찾기 위해서 바삐 이곳 저곳에 연락을 하고 있었지만, 이날 리허설을 할 때에는 사람을 구할 수 없어서 그냥 테너 주인공없이 리허설을 진행하였다.
    일단 사람은 없지만 음악적으로 테너가 부르는 노래를 들어야 다른 사람들이 그에 맞춰서 연기를 할 수 있었기에, 임시방편으로 극장 반주자 중 한 명이 테너 파트를 무대 한 쪽 옆에서 서서 불렀다.

    이렇게 최종 리허설이 끝이 났다.
    최종 리허설이 끝나기 얼마 전, 극장 사무실로부터 다음날 공연을 할 테너 가수를 찾았다며, 다음날 공연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날 밤 늦게까지 테너 주인공 역을 부를 사람을 못 찾으면 다른 작품을 올릴 준비도 진행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다음날 공연 시간에 맞추어서 나는 출근하였다.
    오후 8시에 공연이 시작되고 합창단의 분장은 오후 7시부터 시작되므로 나는 그 시간에 맞춰서 출근하였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원래 우리들이 연습했던 부분과 대역으로 온 사람이 연습되어 있는 부분 중 다른 부분이 있어서 좀 다르게 연주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윽고 막이 무대에 올라갔고, 드디어 테너 대역을 맡은 사람이 등장했다.
    노래가 나오는 부분도 있고, 대사로 진행되는 부분(레치타티보)도 있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지휘를 하다가 이 대사로 진행되는 부분이 나오면 바로 지휘자 앞에 있는 쳄발로의자에 앉아서 쳄발로로 반주를 했다.
    그런데 뭔가 조금 이상했다.
    무대에 올라와 있는 테너 대역은 입을 움직이지 않았고, 마이크를 통해서 다른 목소리가 들려나왔다.
    바로 지휘자의 목소리였다.
    지휘자는 자신이 쳄발로로 반주를 하면서 그 테너가 불러야 할 레치타티보 부분을 부른 것이다.

    '아니, 이럴수가... 지휘자가 테너 부분의 레치타티보를 부르다니...'

    이날 대역으로 온 테너 가수는 자신이 맡은 부분의 노래를 매우 잘 불렀으며, 연기도 매우 잘 했다.
    그와 더불어 레치타티보에서 그 테너 역할을 부른 지휘자도 매우 잘 했다.

    이렇게 하여 이 날의 공연은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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