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관은 내가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2012.01.11 16:00
요즘 킬 극장에서는 베르디의 오페라 롬바르디를 공연하고 있다.
롬바르디는 이탈리아 북부 지방을 일컫는 말이며, 베르디의 초기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합창단 남자 단원들이 5개의 관을 무대로 옮기는 장면이 있다.
남자 네 명이 관 하나를 들고 무대로 가서 정해진 위치에 놓고 나가면 되는 비교적 쉬운 작업이지만, 그 전에 무대에서 칼을 들고 노래를 한 후, 바쁘게 무대 옆으로 나가서 칼을 내려놓고는 관을 들고 순서에 맞춰서 들고 나가야 하므로 조금은 바쁜 상황이 연출된다.
오페라 합창단의 남자 단원이 20명이니 관 5개를 들 사람의 수가 맞지만, 몸이 불편해서 관은 같이 못 나르는 단원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병가를 내는 단원이 있기 때문에 엑스트라 합창단원 중에서 두 명 정도가 함께 관을 나르고 있다.
그러던 중...
롬바르디 공연이 있는 날이었다.
한 엑스트라 합창단원이 합창 지휘자에게 전화를 했다.
엑스트라 합창단원 : 선생님, 저 아무개입니다. 오늘 제가 몸이 아파서 롬바르디 공연을 같이 못 할 것 같습니다.
합창 지휘자 : 아, 그래요? 그럼 몸조리 잘 하세요.
엑스트라 합창단원 :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공연 막마지에 관을 나르는 일도 맡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합창 지휘자 : 아. 그래요? 당신의 관은 내가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합창 지휘자는 물론 그 엑스트라 합창단원도 웃음보가 터졌다고 한다. ^^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5 | 잘츠부르크에서... | 석찬일 | 2003.07.18 | 1068 |
394 | 병가후 첫출근 [2] | 석찬일 | 2006.10.25 | 1070 |
393 | 꽃다발 [2] | 석찬일 | 2005.10.21 | 1074 |
392 | 마스터 클래스 참가 | 석찬일 | 2005.07.23 | 1077 |
391 | 샤로네 [오페라 토스카] | 석찬일 | 2006.03.25 | 1082 |
390 | 대구 독창회 연주곡목입니다 | 석찬일 | 2004.06.11 | 1086 |
389 | 대구 독창회 장소와 날짜가 정해졌습니다. | 석찬일 | 2004.05.31 | 1088 |
388 | 고마운 Kieler Nachrichten | 석찬일 | 2005.08.19 | 1089 |
387 | 투란도트 의상 2 | 석찬일 | 2008.06.24 | 1089 |
386 | 김정운 씨가 우리집을 방문했습니다 | 석찬일 | 2005.02.08 | 1091 |
385 | Lady Hamilton | 석찬일 | 2003.12.29 | 1093 |
384 | Lieber Chan-Il! | Peter Marschik | 2004.11.08 | 1095 |
383 | 공연 중 잠시 집에 다녀오다 [5] | 석찬일 | 2007.01.30 | 1096 |
382 | West side story 02 | 석찬일 | 2008.11.10 | 1100 |
381 | 내 주는 선한 목자 | 석찬일 | 2014.08.08 | 1108 |
380 | 휴가 끝, 오늘부터 출근이다~ | 석찬일 | 2003.08.15 | 1109 |
379 | 독창회를 마치고... | 석찬일 | 2003.06.06 | 1113 |
378 | 지휘자 피터 마식이 아프다고 합니다 | 석찬일 | 2009.03.03 | 1113 |
377 | 킬 오페라 합창단 콘서트 뒷모습 [4] | 석찬일 | 2007.05.29 | 1113 |
376 | 칼리닌그라드 연주여행 [2] | 석찬일 | 2008.07.29 | 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