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조선일보에 기재된 글입니다.
아버님의 대구여고 제자인 김윤옥 여사의 초청으로 대통령 취임식장에 초대되어 가셨는데, 인터뷰한 기사가 나와서 스크랩하였습니다.

원문은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2/26/2008022600199.html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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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인 된 친구야, 넌 잘할거야"
김윤옥 여사 여고동창들, 취임식 참석 축하
조홍복 기자 powerbok@chosun.com

25일 오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장에 대구여고 10회 동창 23명이 모였다. 무대에서 15m가량 떨어진 좌석에 세로로 줄지어 앉은 이들은 모두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여고 동창생들. 머리가 희끗한 이들은 바로 눈앞에 영부인으로 나타난 친구의 모습이 신기한 지 2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 내내 눈을 떼지 못했다.

1965년 고등학교 3학년 때 김윤옥 여사와 짝꿍이었던 오완숙(63·대구 동구 지묘동)씨는 흥분한 목소리로 김 여사와의 추억을 이야기했다.

"중간고사나 기말시험이 끝나면 오후에 포정동 아세아극장으로 윤옥이와 엄앵란 신성일이 나오는 '맨발의 청춘' 등의 영화를 봤는데, 대학생처럼 보이려고 교복의 흰 옷깃을 떼고 두 갈래로 땋은 머리를 풀어헤치곤 했어요."
이들은 마치 43년 전 여고생 시절로 돌아간 듯 김 여사와 어울렸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고2 때 2박3일 일정으로 떠난 남해안 수학여행에서 김 여사는 친구들과 베개 싸움을 벌이고, 당시 유행했던 림보와 트위스트를 즐겼다고 한다. 수학여행 기차가 터널을 통과하며 내부가 어두워지면 평소 엄했던 선생님을 보자기로 뒤덮는 '보복'을 감행한 '말괄량이' 여고생이었다고도 했다.

이날 취임식장엔 김 여사의 여고 시절 은사인 석종환(80) 전 음악 교사와 이태희(72) 전 무용 교사, 현재의 대구여고 채달천(62) 교장도 함께 참석했다. 석종환(80) 교사는 "군계일학이라고 할까, 윤옥이는 공부도 잘했지만 하얀 피부에 항상 웃는 모습으로 선생님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며 "게다가 소탈하기까지 해서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잘했다"고 회상했다.

백복주(62·대구 중구 남산동) 동창회장은 "윤옥이가 영부인이 되기 전에도 매년 6월 20일 개교기념일에 맞춰 열리는 총동창회에 꾸준히 참석했기 때문에 거리낌없이 지내 왔다"며 "윤옥이가 구김살 없고 포용력 있는 성격을 잘 살려 대통령 옆에서 국정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취임식이 끝난 뒤 전세 버스로 대구로 내려갔다. 버스가 중부고속도로 곤지암인터체인지 부근을 지날 때쯤 눈이 날리기 시작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축복의 눈이다"고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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