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22일

아내와 샤론이가 한국에 가 있기에 집에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평소에는 그렇게 아끼면서 잘 안 때우던 벽난로에 불도 지펴 놓으며, 나름대로 적적함을 달래보았다.

밖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낙엽이 정신 사납게 날렸다.

그냥 집에만 가만히 있으니 몸도 마음도 자꾸 깔아져서 마당에 나가 보았다.

마당 한편에 있는 식탁과 의자가 보였다.
나는 바깥 창고에 가서 창고 안에 들어있던 자전거를 일단 밖으로 들어내 놓고, 정리를 했다.
그리고는 마당에 있던 식탁을 혼자 끙끙 끌고 왔다.
다행히도 식탁을 옆으로 뉘인 상태에서 창고 안으로 들여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식탁에 약간 흠이 났지만, 그래도 혼자 이정도면 잘 했다고 스스로 위로 겸 칭찬을 하고는 밖에 내어 놓았던 자전거를 다시 창고에 들여 놓았다.

잔디밭에 있던 샤론이 그네도 집에 들여 놓기로 했다.
샤론이가 돌아오는 11월 중순에는 추워져서 아마 밖에서 그네를 타기 힘들리라 생각하며 분해한 것이다.
다행히 그네 한 부분만 분해한 후, 그리 어렵지 않게 집안에 들여 놓을 수 있었다.
그네는 지하창고에 카펫을 깐 후 다시 조립해 놓았다.

약간의 신체적 활동을 하고 나니, 기분이 좀 좋아졌다.
슬픈 마음이야 금할 길이 없지만, 언제까지나 슬픈 마음으로 살 수는 없는 일.
억지로 하하하 소리내어서 웃어보기도 하며, 더욱 더 열심히 살아가길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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