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남서부 워싱턴에서 열리는 부부 수련회에 설교하러 간 적이 있다.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나무 나라’, 즉 엄청난 규모의 묘목 농장을 지나야만 했다.
나무 농장 사이사이에는 선명한 흔적을 남긴 벌목 개발지가 간간이 자리 잡고 있었다.
땅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는 벌목은 정말 꼴사나워 보였다.
그런데 간선 도로를 따라 운전을 하면서 또 하나의 벌목지를 지날 때, 무엇인가가 내 시선을 사로잡아 하마터면 길에서 벗어날 뻔했다.
누더기처럼 황폐해진 땅에, 놀랍게도 가을색이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단풍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벌목꾼들이 그 나무를 그냥 지나쳤던 모양이다.

더 이상 극명할 수 없는 대조였고, 그렇기 때문에 더 아름다웠다.
아름다움에 둘러싸여 있는 아름다움은 시간이 지나면 진부해지지만, 무질서하거나 볼품없는 것들 한복판에 있는 아름다움은 장관이다.
그런 아름다움은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망가지고 멍든 땅에 꿋꿋하게 서 있는 영광스런 나무 한 그루는 고결한 진리를 선포하고 있었다.

우리는 마음 깊은 곳에서 이와 같은 ‘꺾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진심으로 갈망한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자기중심적으로 살고, 거침없이 죄가 확산되는 것 같고, 연일 폭력의 희생자가 줄을 잇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꺾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보여 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 나라를 먼저 구하고, 다른 사람들을 앞세우는 이타적인 삶이다.
이는 모든 세대의 교회를 통해 빛을 발한 아름다움이기도 하다.

- 「상 주시는 믿음」/ 게리 토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