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초원을 여행하다 보면 강을 자주 만난다.
초원에 흐르는 강은 많은 굴곡을 만들며 굽이굽이 흘러간다. 이 강이 가는 방향이 있다.
바로 낮은 곳이다.
강은 낮은 곳을 향해 가며 평원의 파인 곳 사이를 누비면서 흘러간다.
강 주변에는 풀과 나무가 자라며, 동물들이 서식한다.
강이 돌아가면 갈수록 초원의 많은 지역이 푸르러진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은 초원의 강이 가는 길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목적을 이루는 것보다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돌아가면 갈수록 우리의 주변은 풍성해진다.

하나님이 주시는 길은 겉으로 볼 때 초라하고 보잘것없어 보일 수 있다.
마음이 가난해지기 전에는 붙잡기 어려운 길이다.
우리 관점에서 선택한 길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하나님의 축복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 선택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축복이 흘러간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특별한 축복을 약속하신 이유는 그 복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게 하기 위해서였다.
아브라함은 익숙한 땅을 떠나 하나님과의 여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여행을 통해 전 인류에게 하나님의 복이 흘러가게 되었다.
그러나 좁은 길을 선택하는 자를 위해 준비해 두신 하나님의 축복은 그 길을 선택하기 전에는 볼 수가 없다.
하나님이 이삭 대신에 희생 제물로 준비하신 양은 아브라함이 순종하기로 결단한 이후에만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은 우리가 미래를 내려놓는 순종의 결단을 하기 전까지는 철저히 가려져 있다.

- 「내려놓음」/ 이용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