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연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는 슬픈 소식이 있다면서 제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외할머님께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지병없이 건강하게 잘 사셨는데,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하여 뭔가 평소와는 달리 심각함을 느끼신 어머님께서 119에 연락을 하여 바로 응급차를 타시고 병원으로 가셨습니다만, 별 다르게 손을 쓰지 못하였으며, 외할머님께서는 얼마 후 별세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연락을 받고 극장과 여행사 등에 계속적으로 연락하며, 장례식에 참가하기 위하여 백방으로 노력하였으나, 이곳 극장사정과 여행사정 등이 현실적으로 너무 어려워서 한국에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슬픈 제 마음은 이루 표현하기 어려우나, 육신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사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할 따름입니다.

올 여름 한국에 가서 독창회할 때 외할머님을 꼭 모시고 자랑스러운 손자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아마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지켜보시면서 흐뭇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어제 오후 알라딘과 마술램프의 무대연습에 착잡한 마음으로 참석하였습니다.
정신집중이 잘 되지않아서 몇군데 실수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연습 시작하기 전에 연출가와 지휘자에게 사정이야기를 하고 혹시 생길 실수에 관하여 양해를 구했습니다.)

이왕 한국에 못가는 상황에, 슬픈 소식에 연연하기 보다는 보다 더 연습에 집중하고자 하였으며, 그에 따라 평상시보다는 조금 더 과장된 연기를 하였나 봅니다.

연습이 끝난 후, 연출가는 제게 너무 잘 하였다면서, 슬픈 소식가운데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에는 레이디 해밀턴 공연이 있었습니다.
무대위에서 솔직히 춤추는 장면도 있고, 코믹한 텃치가 군데군데 보이는 공연이기에 솔직히 좀 꺼려졌으나, 이렇게 나약한 모습을 할머님께서 원하시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열심으로 연주를 잘 마쳤습니다.

몇몇 동료들로부터 외할머님의 별세소식에 관한 유감과 위로의 말을 들으면서 힘을 내었습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하늘나라에서 우리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실 외할머님을 생각하며 감사의 기도를 하나님께 드립니다.






- 석찬일(80.134.175.129) 오늘 이곳 독일에는 흰눈이 내렸습니다. 슬픈 마음을 거두고 마음에 평안함을 가지라는 뜻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004-01-25 23:16:11
- 오마니(211.245.208.104) 할머니를 생각하는너의마음 잘 이해하고 또 고맙다 모든 여건이 여의치못하여 못오게 된것을 여기식구들은 다 이해하고 있으며 너무 슬퍼하지말아라 할머니는 홀연히 하늘 나라로 가셨다고 . 2004-02-05 23:55:42
- 손님(211.245.208.104) 큰 형님이표현하였다 너무나평온하게 고통없이가셧기 때문에 섭섭하지만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지금은 고통없는하늘나라에서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고 계실것이다. 2004-02-05 23:57:46
- 석찬일(80.134.176.98) 네. 할머님의 마지막 선물인듯, 더블캐스팅 중에서 제가 1진을 맡아서 알라딘 공연또한 잘 마쳤습니다. 이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라 생각됩니다 2004-02-06 01:2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