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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6~7(토~일요일)일 음악 전문 중고교  Barlach Gymnagium 에서 킬시와 주변 위성도시들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음악 콩클이 있었다.

    콩클은 매년 이틀에 걸쳐 열리며 이곳에서  일등을 한 학생들은  뤼벡에서 열리는 슐레스비히 홀슈타인 주 대회로 올라가며, 거기서 다시 일등를 하면 독일 전체 대회로 올라가는 큰 콩클이다.

     

    샤론이는 이 대회를 위해 몇 달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피아노를 배운 지는 이제 1년이 좀 넘었지만,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하는 샤론이가 열심히 연습한 결과, 지도 선생님으로부터 콩클에 도전해 볼만한 실력이라는 말씀을 듣고 용기를 내어 도전하기로 하였|다.

    어찌어찌하다 원서 마감일이 다 되어서야 지원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그러다 여러 파트 중 성악부문도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성악 부문도 같이 도전해 보기로 했다.

    피아노야 몇  달전부터  참가 양식에 맞게 준비를 했지만 성악은 일단 원서를 내놓고 지금부터 연습을 해야해서 시간이 좀 빠듯하기는 하였다.

    게다가 9살짜리 아이가 할 수 있는 참가 조건에 맞는 클라식 곡을 찿기가 쉽지 않았다.

    참가곡 양식은 은근히 까다로웠다.

    전통 민요를 반주 없이 아카펠라로 한 곡 불러야 하며 나머지 곡 들은 시대를 달리한 클라식곡 (가곡, 오페라 아리아, 미사곡, 오라토리오 등)으로 정해진 시간 이상을 불러야 했다.

    이런 저런 고심 끝에 우리는 한국민요 "아리랑"과 Schubert의 독일가곡 "Heidelröslein", 그리고 영화 파리넬리로 유명한 헨델의 아리아  "Lascia ch'io pianga"로 정하였다.

    집에서 아빠 엄마와 연습을 하고 또 피아노를 전공한 정현이 이모의 반주로 몇 번의 연습을 하였다.

     

    콩클 당일 피아노 부문 최종리허설....

    본 대회 전 10분간 주어지는 건반 테스트 시간에 긴장한 듯 몇 번의 실수를 했던 샤론이, 

    막상 콩클이 시작되자 차분하고 담담하게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평소 연습 할 때 만큼은 아니지만 큰 실수없이 무난하게 연주를 하고 내려온 샤론이는 자신의 연주가 아쉬웠던 듯 서운해하였다.

    나는 언젠가 샤론이에게 들려 주었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들려주었다.

    평소 열 번 연습 할 때 나오는 한 번의 실수가 무대에서 나오는 법이라고....

    무단한 연습만이 실수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그리고 입상을 떠나 이렇게 큰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 자체가 무척 좋은 기회이며, 다른 학생들의 연주를 보고 듣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이번 대회에 참가한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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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한 시......

    집에서 준비해 간 주먹밥으로 대충 점심을 해결한 후, 1시 15분부터 성악부문 본 대회가 시작되었다.

    긴장감을 늦출 사이도 없이 성악 부문의 최연소 참가자인 샤론이의 이름이 가장 먼저 호명되었다.

     

    이미 피아노 콩클로 약간의 긴장감이 풀린 샤론이는 리허설\때보다 더욱 안정되고 여유있는 목소리로 무대를 울렸다.

    먼 이국땅에 잔잔히 울려퍼지는 아홉살 샤론이의 아리랑..........................

    왠지 가슴이 울컥하였다.

    나머지 독일가곡과 이태리 아리아도 차분하고도 강하게 무대를 압도하였다.(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들렸다.^^)

     

    샤론이가 노래를 마치고  무대를 내려오는 순간.....

    머리가 희끗하신 중년의  심사위원 선생님께서 천천히 심사위원석에서 일어나 샤론이에게 다가가셨다.

    그리고 샤론이의 어깨를 토닥이셨다.

    그리고......

    "아주 잘하였다.  아주 아름다운 노래였다. 나는 너의 노래에 무척 감동를 받았다." 라고 말씀하셨다.

    샤론이는 부끄러운 듯 웃으며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였다.

     

    모든 대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

    우리는 그동안 샤론이의 수고와 노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그동안 샤론이는 적잖은 스트레스를 견뎌야했다.

    콩클 바로 얼마 전까지 있었던 학교의 중요한 과목 시험들, 피아노 연습과 노래 연습 , 반주 맞추기 등.....

    정말 몸이 둘이라도 부족할 지경이었다.

    집에 도착한 샤론이는 그 동안의 모든 스트레스를 떨쳐버리려는 듯 댄스 삼매경에 빠져버렸다.

     

    시상식은 다음 날 현악 파트와 관악 파트 경연이 모두  끝난 오후 7시 반에 있었다.

    교회에서 설날 행사를 마치고 저녁식사를 한 후 우리는 시상식에 참여하였다.

    시상식장은 이미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꽉 차있었다.

     

    관계자들의 인사 말씀과 심사위원 소개 그리고 축하 공연이 있은 후 본격적인 시상이 시작되었다.

     

    먼저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피아노 파트의 시상이 있었다.

    가장 나이가 어린 샤론이 그룹이 불려 나갔고 그 중에 일등으로 샤론이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시상은 1등, 2등, 3등과 참가상으로 나뉘었다.

     

    다음으로 현악, 관악파트의 시상이 이어졌다.

    그리고 연이어 성악 파트의 시상......

    또 다시 일등에 샤론이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피아노 부문의 수상자로 이미 시상대에 올라 가 있던 샤론이가 다시 수상을 하자 관객석에서는 환호와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참가자들의 기념촬영이 있은 후 우리는 집에 돌아왔다.

     

    2011년 좋은 일들로 한 해를 시작하게 해준 샤론이가 너무나 고맙고 대견하다.

    한국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이 소식을 들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샤론이 덕분에 오랜만에 효도를 하게 된 것 같다

    다시 한 번 고맙다 샤론아....그리고 아주 많이 수고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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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회 규정 상 본 대회는 사진 촬영과 비디오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 촬영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이 사진들은 리허설 때 찍은 것입니다.

    그리고 뤼벡에서 열리는 주 대회는 10세 이상만이 참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샤론이는 일등을 하고도 아쉽게 주 대회에 참가할 수가 없습니다.

    내년을 기약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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