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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하는 지휘자

    2006.04.22 16:35

    석찬일 조회 수:1000 추천:21

    2006년 4월 21일

    오늘은 뮤지컬 Sweet Charity 공연이 있었다.

    이 뮤지컬의 끝부분에는 호일이가 맡아서 부르는 솔로 부분이 있다.
    다른 테너와 함께 듀엣으로 부르는 부분인데, 꽤 높은 음으로 되어 있어서, 부르기가 참 까다로운 부분이다.
    원래는 더블캐스팅으로 하려고 하였으나, 다른 테너는 이 부르기 힘든 부분이 부담되어서 결국 못하겠다고 하여, 호일이가 혼자 이 역을 맡아서 했다.

    그런데 어제부터 호일이가 병가를 내어서, 오늘 공연에는 그 부분을 다른 사람이 불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누가 부를까 궁금했다.

    연주하기 전 출연진 리스트를 보니 토마스가 그 파트를 맡아서 하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
    나는 토마스에게 가서 그 역을 맡아서 축하한다고, 잘하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토마스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냥 나가서 그 역 연기만 해. 그리고 그 파트 노래는 지휘자가 불러."

    지휘자가 노래를 부른다?
    오늘 연주를 지휘한 사람은 우리 극장 2번 지휘자인 레커스씨다.
    고운 테너 음색을 소유한 지휘자로 다른 연주에서도 벌써 무대 옆에 서서 몇 번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
    하지만 지휘를 하면서 노래를 부른 적은 없었는데...

    이날 공연이 진행되었고, 이윽고 그 부분이 되었다.
    그러자 토마스가 무대로 뛰어 나가서 호일이가 하던 역을 연기하였으며, 레커스씨는 지휘를 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관객들도 재미있다는 듯이 쳐다 보았으며, 지휘자 레커스씨도 신이 나서 흥겹게 노래를 불렀다.

    지휘를 하면서는 노래를 부를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깬 무척 인상 깊은 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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