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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단 병가

    2008.02.16 03:05

    석찬일 조회 수:1782 추천:29

    킬 오페라단의 합창단원은 총 37명이다.
    여자 17명에 남자 20명.

    지난 목요일 오전에는 합창실에서 연습이 있었다.
    최근 무대에 올라간 카르멘에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과 3월 초에 무대에 올라갈 모짜르트의 후궁으로부터의 도주, 그리고 그 다음 합창단이 참가하는 작품인 푸치니의 투란도트는 물론 이번 주일 연주할 슈만의 레퀴엠 등을 연습하였다.
    정원 37명 중 1명이 병가를 낸 상태였기에, 나머지 36명이 함께하는 연습이었다.
    그런데 연습 중간에 두 명의 합창단원이 몸이 안좋다고 하면서 조퇴를 했다.
    사실 이날 연습 중, 적지않은 수의 대원들이 감기 기운이 느껴진다면서 몸이 안좋다고 했다.
    그 날 저녁에는 모짜르트의 후궁으로부터의 도주 공연이 있었다.
    그런데 이날 공연하기 위하여 온 합창단원은 30명이었다.
    즉 이날 오전에 조퇴한 두명과 다른 한명의 병가자 외에 네명이 더 병가를 낸 것이다.
    이렇게 하여 총 7명으로 늘어난 병가자.
    너무 갑작스럽게 병가자가 생겨서 모두들 약간씩 당황하는 눈치였다.
    이날 공연 도중 또 한명의 단원이 목이 아프다고 호소를 하며 조퇴를 했다.
    병가자 총 8명...

    금요일 오전 무대 연습시간.
    이날 오전 연습에 참가한 단원은 26명.
    어제 몸이 안좋은 상태에서 그래도 공연을 끝까지 마친 단원 중 몸이 더 안좋아진 단원 3명이 병가를 낸 것이다.

    내가 합창단에 들어와서 생활한 이래, 만 하루만에 집단으로 병가를 낸 경우는 이제까지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기침을 좀 하거나 감기 기운이 돌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병가를 내라고 한다.
    몸이 악기인 성악가의 특성상 전염이 될 만한 병이라면 조금 운신할 수 있다고 다시 출근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병이 옮겨져서 더 큰 손실을 입히게 되기 때문이다.

    금요일 오후에는 이번 주일 연주할 슈만의 레퀴엠 연습을 하였다.
    다행이 더 이상의 병가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연습 도중 이쪽 저쪽에서 훌쩍거리거나 한번씩 기침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콧물이 조금 나기 시작하며 몸이 약간 으스스해져서 이틀전부터 아스피린을 먹고 몸조심을 하고 있다.
    일단 아직 본격적인 감기 증세는 안 보여서 공연과 연주에는 참가할 예정이다.
    아무쪼록 하루빨리 다른 단원들도 몸이 회복되어서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하며 연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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