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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연과 만남

    2003.06.19 17:00

    석찬일 조회 수:1472 추천:49

    아내와 샤론이가 부모님과 함께 한국으로 가고 난 후, 즐겨하는 스타크래프트 게임도 해보고, 컴퓨터 셋팅도 해보았으나, 별로 재미가 없었다. 아내가 옆에서 하지말라고, 그만하라고 구박을 해야 제맛이 나는데, 나 혼자 텅 빈 집에서 하고싶은 데로 하는 것이 왠지 어색하게까지 느껴졌다.

    그래서 예전에 채팅하는 것을 생각을 하며 우연히 세이클럽 채팅방을 방황하던 중 클래식 방송을 하는 곳을 발견했다.
    (채팅을 하면 한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으므로, 조금이나마 한국에 대한 향수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시에피가 부르는..."이라는 방제를 보고 나는 한번 들어가 보기로 했다.
    시에피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인데, 누가 이 사람의 노래를 방송하는걸까 궁금하기도 하였고, 아무나하고 하는 채팅보다는 음악인과 하는 채팅이 더 유익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CJ는 남쪽바다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 그 아이디를 보니 iamptopgun 이라고 좀 유치하게 적혀있었다. 단순유치함이 청순함으로 느껴지기도 하였거니와, 내가 바쏘라는 별명으로 들어가니 베이스님 안녕하세요라고 반겨주었다.
    '역시 이 사람도 음악하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인사를 하고는 음악을 청취했다.
    시에피의 푸근한 소리는 세상의 번민과 고통, 그리고 가끔씩 일어나는 버퍼링의 방해까지도 잊게해 주었다.

    채팅창의 대화중에 누군가가 남쪽바다님의 갤러리에 사진이 나와 있다고 해서 남쪽바다님의 세이 홈피에 가서 갤러리를 눌러 사진을 보니, 한쌍의 남녀의 사진이 있었고, 그 아래에는 자동차 사진. 그 아래에는...
    아니 이게 누군가... 마명준씨의 사진이 있는 것이 아닌가...

    전에 이태리 빠르마 음악원에서 같이 공부하던 분의 사진을 여기서 보니 너무나도 반가왔다.
    처음에 올라와 있는 사진의 주인공이 이 홈페이지의 주인이라고 생각해서 나는 남쪽바다님께 마명준씨 사진 같은데 맞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놀라는 남쪽바다님...
    나중에 자세히 보니, 위의 두 사진은 방문자가 올린 사진이며, 아래의 사진이 홈피주인인 남쪽바다, 즉 마명준씨의 사진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우연히 옛친구를 만나게 되다니...
    참 운명의 장난이란 묘한 것이었다.

    마명준씨는 내일 연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만나서 반가와서 그런지 (솔직히 그렇지 않더라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방송을 새벽2시까지 연장방송했다. ^^

    우리는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 그 방에서 같이 대화를 나눈 다른 분들도 다들 좋은 분들이었으며, 좋은 음악과 함께한 시간이어서 특히나 더 좋았다고 느껴진다.

    비록 나때문에 밤잠을 설치게 되었지만 내일 있을 연주회에서 마명준씨가 잘 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한줄의견          
    도성호 반갑습니다. 바쏘님~^^ 저 기억하세요? 저도 그방에 같이 있던 우가우가차입니다. 홈피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남기면서 제 본명을 밝히는게 예의일것같아 03-06-20 17:06
      이렇게 주저리 글을 남기네요.. 늘 건강하시구요...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음악하시기 어려우실건데..참 존경스럽네요.. 바쏘님이 부르신 음악 잘 감상하겠습니다.. 03-06-20 17:08
    석찬일 감사합니다. 성호씨. 초면에 성호씨라고 불러도 되나 모르겠습니다만... 같이 음악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서 너무나도 반가왔구요. 서로 서로 돕고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듭시다. ^^ 03-06-20 19:04
    마명준 ㅎㅎ.한편의 수필이네요... 03-06-21 23:18
    석찬일 드디어 보셨군요. ^^ 앞으로도 자주 들러주세요. 03-06-2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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