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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츠부르크를 다녀와서...

    2003.07.30 17:00

    석찬일 조회 수:1299 추천:36

    2003년 7월 14일부터 7월 26일까지 2주간에 걸쳐서 열렸던 2003 잘츠부르크 모짜르테움 섬머 아카데미...

    5월 말에 등록할 때에는 제자뻘 되는 학생들과 같은 코스를 하게 될 것이라는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 물론 그 부담감은 코스기간동안에도 없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한 주위의 시선보다는 늦기전에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 하는 향학렬이 더욱 강하였기에 보다 보람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본다.

    7월 14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오디션은 코스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어주는 역할을 하였으며, 오후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레슨은 내가 관광객이 아니라, 학생으로 잘츠부르크에 있음을 상기시켜주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1시까지, 그리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공개레슨으로 진행되는 코스는 어찌보면 상당히 힘든 일정이었다.
    나야 같은 시간대에서 참가하여 큰 문제가 없었지만, 한국에서, 또한 미국에서 온 사람들은 큰 시차때문에 더욱 더 힘든 첫번째주가 되었던 것 같다.

    사실 한 선생님께 레슨을 받게 되면, 그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 적지않은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일주일에 한번씩 레슨을 받는다고 보았을 경우, 적어도 2달 이상은 지나야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이해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코스에서 내가 직접 선생님께 레슨 받는 시간은 물론, 다른 사람이 레슨 받는 것을 보면서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깨우칠 수 있었다.

    매일매일 레슨을 받으면서 조금씩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기술을 응용하여 표현하는 작업을 반복하였으며, 내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을 지적받았을 때에는 부끄러움 보다는 선생님을 한번 더 우러러 보게되었다.

    한국에서 와서 같은 코스에 참가하였던 5명의 한국사람 모두 탁월한 소리와 실력으로 다른 외국인 참가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며, 잘츠부르크에 살면서 이번 코스에 참가하였던 대학교 후배도 만나게 되어 기뻤다.

    영남대 대학원에서 공부하시는 전선화 선생님은 대구라는 점 말고도 아버님의 제자인 박말순 교수님께 사사받는다고 하여 더 반가왔다. (한국에 돌아가서 꼭 교수님께 안부를 전해달라고 당부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이화여대에서 재학중인 3명의 아가씨들(보은, 진경, 희경)과 1명의 연세대 아가씨(유미)는 젊음과 청춘, 낭만, 그리고 학구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아가씨들 중에서 띠동갑의 발견은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느껴졌었다. (아~~ 청춘이여~~)

    내가 학교에서는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지만, 경북대 후배(세열)를 만나게 되어 참으로 기뻤으며, 그 후배와 함께 음악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미국, 그리스, 포르투칼, 싱가폴, 태국, 스웨덴 등지에서 왔던 많은 참가자들과 함께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서로의 음악세계를 노래와 대화로 표현하며, 위로와 격려의 말을 주고 받을 때에, 음악앞에서 순수하여지는 인간의 영혼을 볼 수 있었다.

    내가 한국인이기에 한국사람을 더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
    먼 한국에서 오스트리아까지 날아와서 배우려는 그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으며, 언어소통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존재가 자그마한 힘이 되어줄 수 있었던 것 또한 하나님의 크신 은혜라 생각된다.

    94년 외국유학을 처음 나가서 의사소통이 안 되어서 답답해 본 경험이 있기에, 한국에서 온 학생들이 얼마나 답답해 하는지는 잘 알 수 있었다. 더군다나 성악레슨인데, 선생님이 무엇을 요구하시는지 잘 알아들어도 따라하기 힘든데, 무슨 말씀인지 모른다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배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못하는 외국어실력을 총동원하여 통역하였다. 물론 통역을 하면 그만큼 더 집중해서 신경써야하기에 빨리 피곤해졌으나, 반면 외국어로 의사소통하는 양이 더 많아져서 내게 부족한 회화실력이 향상되는 긍정적인 점이 매력있게 느껴졌다. ([참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말씀: 범사에 감사하라)

    저녁 6시 이후 해질때까지 대강 4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보다는 하루하루 레슨 받은 것에 대한 점검 및 복습에 시간을 투자하고, 다음날의 레슨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몸을 푹 쉬었기에 비교적 좋은 컨디션으로 코스를 마칠 수 있었다.

    성악가에게는 몸이 악기인지라, 잘 먹고 잘 자야 하기에 숙식에 인색하지 않도록 노력하였으며, 전선화 선생님과는 같이 식사를 못 했으나, 다른 이대생, 연대생, 그리고 대학후배와는 같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코스가 끝날 때, 한국분들로부터 식사대접도 받고, 샤론이에게 줄 곰인형, 그리고 내가 입을 멋진 티셔츠를 선물받았다.

    선물은 마음이며 또한 사랑이라고 한다.
    내가 진정으로 여러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였기에, 그 사랑을 다시 돌려 받은 것일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가 배푼 사랑보다 더욱 더 큰 사랑을 받아서 감사할 따름이다. (한국에서는 이럴 경우 미안하다는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통하여 서로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온 세상에 가득하길 기대해본다.

      


    한줄의견          
    모친 오스트리아에서의섬머스쿨은 정말 보람된시간이되었음을 알수있게되어 기쁘다 그러잖아도 궁금하였는데 왜 진작 여기어ㅔ들어오지못했지? 아무쪼록 어디서든지 열심히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 03-08-09 16:31
      다른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쁨 또한 것으리라 생각된다 아무쪼록 하나님게 영광돌리는 사람이되기를 ... 여러면에서 .... 03-08-09 16:33
    석찬일 네, 어머님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 03-08-1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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