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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부르크에서 온 전화

    2005.12.22 19:06

    석찬일 조회 수:1185 추천:33

    2005년 12월 22일 낮이었다.

    아내가 내게 전화 왔다면서 전화기를 갖다줬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함부르크 ZBF 의 슈토르크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석선생님께서 크리스마스 날인 12월 25일에 플렌스부르크 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의 바론 듀폴 역을 하실 수 있는가 해서 전화했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함부르크 ZBF 의 지사장이었다.
    올 초에 한번 이런 내용의 전화를 받았었다.
    그 때는 남자 직원이 전화를 했었는데, 오늘은 지사장이 직접 전화를 한 것이다.

    "저... 아쉽지만, 킬 극장에도 12월 25일에 마술피리 연주가 있습니다. 아마 힘들지 않나 생각합니다만..."

    "아. 그래요? 그렇다면 힘들겠네요. 마술피리에는 합창 비중도 크고, 또한 남성합창도 있으니 어렵겠네요. 아마 극장에서 석 선생님을 안 보내줄 겁니다. 지난번에 석선생님이 플렌스부르크에서 바론 듀폴 연주했는 것에 대해서 플렌스부르크 극장에서 아주 만족해 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도 석선생님을 다시 모실 수 있을까 해서 연락드렸습니다만... 하지만 사정이 그렇다니 아쉽지만 다른 사람을 찾아봐야겠네요."

    "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지난번에 제가 그곳에서 나쁜 평을 안 받았다니 한편으로는 기쁩니다."

    비록 내가 플렌스부르크에 솔로로 연주하러 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지난 번에 플렌스부르크에 좋은 인상을 남기고 돌아왔다는 것을 오늘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현재 있는 이곳에서 최선을 다해서 더욱 더 열심히 정진해야지 하며 마음속으로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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