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의 갖은 추측을 낳게 했던 ‘죽음의 왈츠’ 악보. 지난 28일 ‘이 악보 대로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제목의 도깨비뉴스 기사가 소개된 후 이 악보는 많은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됐으며 또 실제 이런 악보가 있는지 없는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작곡가 겸 편곡가인 최완규(31세)씨가 궁금해 하는 독자들을 위해 위 악보에 대한 정보를 전화로 알려 줬습니다.  최완규씨에 설명에 따르면, ‘죽음의 왈츠’라는 제목이 붙은 이 악보는 연주자를 위한 악보가 아니라 곡의 흐름을 알기 위해 ‘지휘자 용’으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음악용어로 ‘콘덴스 스코어(condense score)’라고 하네요.

콘덴스 스코어는 편곡을 개괄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기본 구성은 ‘고음부와 저음부에 의한 2단 표기’되는 것을 비롯해, 각 섹션(악기)별로 몇 단의 보표를 사용하기도 하나 그 형태는 일정하지 않다고 합니다. 즉, 편곡자에 따라 달라 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 ‘죽음의 왈츠’ 악보를 보면 오선이 2단으로 된 것도 있고, 3단으로 된 것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악보 중간 중간에는 악기 이름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것은 악기별로 어떻게 연주되는 것인지 그 선율의 흐름을 읽을 수 있게 적은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한 명의 연주자가 위 악보대로 연주하는 것이란 처음부터 맞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최완규씨는 “편곡하는 사람들은 위 악보를 보고 선율의 흐름을 알 수 있겠지만, 아마 편곡이나 지휘자 외의 사람들은 잘 알 수 없었을 것”라고 말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콘덴스 스코어는 주로 현대곡에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콘덴스 스코어의 사용이 드문 편이라고 합니다.

끝으로 최완규씨는 위 악보에 대해 “콘덴스 스코어는 주 흐름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위 악보에 대해서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편곡한 사람 본인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악보 대로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게 정녕 악보란 말입니까?”
최근 인터넷 게시판을 돌아 다니는 악보 한 장에 네티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얀 오선지 위에 빽빽이 들어 찬 음표들, 암만 눈을 휘둥그레 뜨고 바라봐도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지 당혹스럽기만 하다.
음악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보기엔 ‘악보’라기 보다는 오히려 ‘설계도면’ 쪽에 가까워 보일 수도 있겠다. 과연 저 악보대로 연주하는 사람이 있을지…

“악보를 보고 있자니, 눈이 뱅글뱅글 돕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악보네요”  어지럽게 '정리'된 음표와 음악기호에 네티즌들은 “도저히 피아노 칠 엄두조차 나지 않을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네티즌들 사이에 ‘죽음의 왈츠’라는 곡으로 알려진 위 악보는 한 달 전부터 부쩍 게시판에 많이 올라오고 있다. 이 악보는 어느 곳에도 ‘출처와 설명’이 달려있지 않아 네티즌들은 악보에 대해서 갖은 추측을 하고 또 해설을 곁들이고 있다. 네티즌들의 추측과 해설이 재미 있고 기발하다.

네티즌들이 쏟아낸 추측 중 우선, “연주하기 위해 만든 악보가 아니라 그냥 전시하기 위해 그린 악보일 뿐”이란 의견이 눈에 띈다. 다음카페 엽기혹은진실의  ‘o0WaterMelo’님은  위 악보에 대해 “연주하려고 만든 악보가 아니라 그냥 악보 자체의 미를 위해서 만든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네이버 블로거 ‘흰둥이’님도 “어릴적 레슨실의 한쪽 벽면에 거대한 고딕양식의 중세 성을 위 악보처럼 그려놓은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연주하는 악보가 아니라 그냥 예술작품으로 표해놓은 악보였어요”라며 “위 악보 역시 단지 눈으로 즐기기 위한 그림이 아니겠냐”는 글을 남겨 ‘o0WaterMelo’님의 의견에 동조하기도 했다.


이와는 조금 다르지만, “사람이 연주하기 위해 만든 악보는 아닌 것 같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다음카페 ‘엽기혹은진실’의 ‘민트소다’님은 “손가락이 20개가 아닌 이상 위 악보대로 연주는 못할 것 같다. 미디(midi/ 컴퓨터 음악) 전용으로 만든 음악이 아닐까 싶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실제 미국의 어떤 사이트에서는 위 악보를 컴퓨터에 집어 넣으니 첫 소절 연주 후 컴퓨터가 멈춰버렸다”는 설도 많이 퍼져 있다. 그 만큼 이 곡이 복잡하고, 난해하다는 것을 돌려서 표현한 것일 수 있으나 일부 네티즌들은 “저런 곡 정도면 충분히 컴퓨터가 다운될 수도 있겠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유머사이트 웃긴대학(http://www.humoruniv.com)에는 한 네티즌이 위 악보를 직접 컴퓨터로 돌려 본 것이라며 ‘음악파일’을 올려 관심을 끌기도 했었다. 웃긴대학의 'krout'님이 “위 악보의 midi파일을 받아서 직접 큐베이스라는 전문 시퀀스 프로그램에 넣고 돌렸는데 컴퓨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된 것.


그러나  'krout'님이 올려 놓은 음악파일을 들은 한 네티즌은 “악보랑 음악이랑 다른 것 같습니다. 피아노를 12년간 쳤는데 악보에 비해 음악이 단순하다”며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두 장의 악보.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위 악보에 대해 S대학 음대 피아노학과에 문의해 봤더니, 익명을 요구하는 피아노학과의 조교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악보 중간에 나오는 66/66이라는 박자도 이상하고 음역이 너무 넓어서 두 손으로 악보대로 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 함께 칠 수도 있겠지만, 왈츠 곡이 될 것 같진 않다”고 밝혔다.
또, “악보 위에 적혀 있는 ‘Arranged by Accident’는 ‘우연히 편곡됐다’라는 의미이며, 작곡가로 표기되어 있는 John Stump는 처음 들어봤다”고 설명했다.

도깨비뉴스 리포터 미스터봉구 mrbong@dk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