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 Family
2010년 11월 말...
하얀 눈이 계속 내립니다.
혹자는 지난 겨울의 악몽(?!)이 떠오른다고도 합니다.
지난 겨울처럼 하염없이 눈이 계속해서 많이 내린다면...
솔직히 말해서 좋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 이 순간에는 눈으로 덮힌 세상이 아름다와 보이며
왠지 제 마음도 깨끗해지는 듯 합니다.
우리집 욕실 창끝에 달려있는 고드름도 왠지 반갑게 느껴집니다.
이층 창문에서 내려다보니 샤론이가 마당에 쌓인 눈을 모아서 자그마한 자그마한 언덕을 만들었습니다.
정말 자그마한 언덕입니다.
그리고는 이 언덕이 자기가 직접 만든 미끄럼틀이라고 합니다.
눈이 더 많이 내리면 좀 더 크게 만들 생각이랍니다.
거실 유리문 앞에 와서 얼굴을 뭉갭니다.
우스꽝스러운 샤론이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했는데...
샤론이 얼굴안에 제 얼굴이 보입니다. ^^;;;
미끄럼틀 제작(?)이 끝난 샤론이는 마당 한 켠에 있는 그네에 쌓인 눈에 그림을 그립니다.
두 사람이 다정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연출되었습니다.
해가 진 후 또 다시 눈이 잠시 내리다가 그칩니다.
아마도 날씨가 추워져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가로등 불빛에 비취는 눈쌓인 나무들을 바라보니 왠지 더 추워보이지만,
이상하게도 그러한 모습 가운데에서 낭만이 느껴집니다.
첫번째 사진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추운 날씨지만 뭔가 따뜻한 기분이 드네요. 오늘 샌안토니오는 좀 이른 교회연합 예배겸 성탄 찬양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특히 연합 찬양대 남자들이 너무 부족해서 미국분들이 한글에 영어로 토를 달아 같이 찬양을 했는데 무척 즐겁고 은혜스러운 경험이였지요. 서양인들이 동양인 보다 성대가 1.5배 크고 또 울림이 좋아서인지 같은 베이스 파트 분들의 저음은 몸이 울릴 정도로 묵직했습니다.
오늘 하루 6시간 정도 찬양 연습하고 발표회를 마쳤는데 몸이 굉장히 피곤하네요. 그런데 집사님이 올리신 사진을 보고 머리가 맑아 지는 것 같습니다. 조금 쌀쌀한데 창문을 열고 있으니 어렴풋이 겨울 느낌도 나구요. 즐거운 한주 되세요.
샤론이는 고드름을 많이 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냥 세상을 하얗게 덮은 눈도 좋지만, 지붕 아래나 위의 첫번째 사진처럼 창틀 아래에 달린 고드름이 멋져 보이나 봅니다.
한국사람과 미국 사람들이 함께 한 성탄 찬양 발표회를 잘 마치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말은 달라도, 아니 미국 사람들은 비록 발음을 표기하여 드리는 찬양이지만 그 내용을 공감할 수 있기에 더욱 더 멋진 프로젝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부족한 사진에 집사님 머리가 맑아진다?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집사님도 아무쪼록 즐거운 한 주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