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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거실 공사를 하면서 그 동안 우리집 거실 한 켠을 차지하던 어항에 있던 고기들이 다 죽었다.

그 후로 어항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여름에 한국에 갔었다.

큰 형님 댁에 잠시 들렀을 때에 동원이가 관리(?)하는 자그마한 어항을 발견했다.

그 어항은 너무 작아서 조금 더 큰 것을 구할 것이라는 동원이의 말을 듣고 나는 우리 것도 하나 주문해달라고 했다.

어항 값을 지불하려고 하였지만, 동원이는 샤론이에게 주는 선물이라면서 돈을 받지 않았다.

 

독일로 돌아온 후 우리는 그 어항에 열대어를 사넣었다.

하지만 왠일인지 그 곳에 있던 열대어는 한마리씩 죽었다.

 

'아직 물이 안 잡혀서 그런가보다'

 

(주) 물이 잡혔다는 것은 어항 안에 있는 물이 그 곳에 사는 물고기가 살기에 적합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빨리 어항을 작동시키고싶은 마음에 어항에 물을 받아놓은 지 이틀만에 고기를 넣었더니 죽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록 그 어항 설명서에는 한글로 물은 하루정도 받아놓으면 된다고 적혀있었지만, 여기는 독일이며 독일 수돗물은 한국의 수돗물롸 다를 것이라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해서 그렇게 허무하게 물고기가 죽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샤론이방에 자그마한 어항을 해 놓으니 다시 거실에도 어항을 하고 싶어졌다.

우리는 예전에 사용하던 가로 60센치미터짜리 어항을 다시 거실에 설치하였다.

고기도 몇 마리 사 넣었다.

몇 그루의 수초와 바닥을 청소하는 물고기는 상엽이 집에서 한 마리 얻어왔다.

거실에 있는 어항은 비교적 환경이 좋은 듯 모든 물고기들이 건강하게 잘 사는 것처럼 보였다.

 

샤론이 방에 있는 어항에는 어느 정도 물이 잡힌 후에 다시 열대어를 세 마리를 넣었다.

하지만 일주일 정도 지난 후에 다시 그 곳에서 살던 열대어 한마리가 죽었다.

그뿐이 아니라 남아있는 두마리도 상태가 온전치 못했다.

 

우리는 특단의 조치로 샤론이 방에 있던 열대어 두마리를 거실에 있는 어항에 풀어놓았다.

두마리 중 한마리는 비교적 빨리 새로운 어항에 적응하며 잘 지내는 듯하였지만, 꼬리에 검정색과 분홍색이 섞인 구피 암 컷 한마리는 기운이 없는 듯 계속해서 어항 바닥에 붙어있으면서 아주 가끔씩 한 번 헤엄치곤 했다.

'아무래도 오래 못 살 것 같아. 그래도 여기는 환경이 좋으니 운이 좋으면 다시 기운을 차릴 수도 있겠지.'

 

며칠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 검정분홍꼬리 물고기는 어항에서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어디에 꽁꽁 숨어있는지 한참을 쳐다봐도 안 보이다가 아주 가끔 한번씩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시 며칠이 지나서 오늘.

그렇게 비실대던 검정분홍꼬리가 오늘 왠지 활기차 보인다.

다른 열대어와 함께 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약 일주일정도 전보다 나아진 환경에서 몸을 가누면서 건강을 회복한 듯 보였다.

아무쪼록 계속해서 건강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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