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 23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밖에는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이 세상의 모든 더러움을 씻어내려고 하듯, 눈은 거침없이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놓았다.

나와 아내는 샤론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준 후, 같이 시내로 나갈 계획을 했다.
아내는 다음 주일 킬한인선교교회 담임목사 이.위임예배를 거행하는데, 필요한 선물을 구하기 위함이며, 나는 3월초에 무대에 올라갈 파르지팔 연습에 참가하기 위함이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물론 병원에 가서 알레르기 주사도 맞고, 다른 볼일도 몇가지 처리할 계획에 집문을 나섰다.

차위에 수북히 쌓인 눈을 대충 걷어낸 후, 차에 앉아 시동을 걸어보았다.
상쾌한 부웅~ 소리와 함께 시동은 걸렸으나, 차는 앞으로 나갈 생각을 안했다.

아내는 따뜻한 물도 받아와서 타이어 부근 눈을 녹이기도 하며, 또한 나무막대기와 청소도구로 눈을 옆으로 치우기도 했다.(나도 차에서 내려서 같이 치웠다)

그 노력의 결과로 차가 약간 앞으로 나갔으나, 우리집 바로 앞에 있는 높은 언덕은 올라가지 못했다.

차가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않아 낑낑대고 있는데, 뒤에서 다른 차들이 빨리 차를 옆으로 치워달라고 한다.
참으로 난감했다.
차를 뒤로 빼서 옆으로 다른 차들이 지나가게 해 주고 싶었지만, 그 또한 잘 되지 않았다.

결국 다른 차에 있던 사람들이 내려서 차를 뒤로 빼는 것을 도와주었다.(차를 그냥 밀고 올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왠지 어젯밤 세르게이와 함께 나눈 대화가 생각났다. 어젯밤 눈이 오는 것을 보고, 겨울타이어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하여튼 아침 8시 반부터 언덕을 올라가려고 노력한 것이 결국 아침 10시까지 시도하였으나, 그 모든 노력은 허사로 돌아가고 말았다.

내리막 길을 내려가서 저 아래 평지에서 한번에 쉬지않고 차를 운전해서 올라가려 시도하다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되지않아 결국 차는 아래 적당한 곳에 세워두었다.

아침 출퇴근은 호일이에게 부탁해서 하였으며, 저녁 출퇴근은 세르게이에게 부탁했다.

아직도 계속 내리는 눈이 과연 언제 그칠지 궁금할 따름이다.
  


한줄의견          
석찬일 줄기차게 내리던 눈이 어제 많이 수그러들더니 이제 완전히 그쳤다. 하지만 아직 눈이 안 치워진 길이 많아 운전하는데 많이 조심하고 있다. 05-02-25 22:33
  어제 눈 치우는 삽을 샀다. 보통 삽보다 훨씬 아랫부분이 넓게 생긴 삽인데, 적은 힘으로 효과적으로 일할수 있었다. 우리집 앞길 눈을 치워 보행자의 편의를 도왔다. 05-02-25 22:34
  오늘 삼일절에도 킬에는 눈이 오네요. ^^ 눈이 빨리 그쳐야 세차하러 갈텐데... ^^;;; 부디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차가 눈에 갇히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05-03-01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