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8일

오전 연습이 끝난 후, 자전거를 열심히 타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집에 돌아왔다.
요즘 킬 날씨가 정말 죽여주는데, "햇볕은 쨍쨍, 이마에 땀 뻘뻘" 이다.

간단히 찬물로 샤워해서 몸의 열을 좀 식혔으나, 그래도 충분치 않다.
냉장고 문을 열어보았으나, 찬물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실온 상태의 물을 마셨다.
"벌컥벌컥~"

"부르릉.... 끼익~"
우리집 앞에 차가 들어와서 선다.
샤론이가 내려서 뛰어 들어온다.

"아빠~, 계란(모양)초콜렛 사왔다."
"누가 사줬니?"
"엄마가..."

샤론이는 포장을 벗겨내고는 계란초콜렛(위버라슝아이)을 맛있게 먹는다.

아내는 부엌에 가서 뭔가를 튀긴다.
"자. 밥먹자. 샤론아. 새우튀김 먹어야지..."

맛잇게 점심식사를 한 후, 우리 가족은 차를 타고 나선다.

사실 어제 오후에 상엽이에게 부탁을 해서 상엽이와 함께 상엽이 차로 자그마한 장식장 하나를 실어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장식장 가로 폭이 108cm로 약 1-2센치미터 정도 차이로 상엽이 차에 실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넣어도 안 되고, 저렇게 넣어도 안 되고...
결국 우리는 그 장식장 중 작은 부분만 차에 실어 왔다.

그리고 장식장 큰 부분은 장식장 파는 사람의 봉고처럼 생긴 짐차로 오늘 나르기로 했다.

우리집에서 약 1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킬의 반대쪽에 도착한 나는 그 봉고차 열쇠를 받았다.
장식장 낙찰가인 15.5 유로에 자동차 사용료로 4.5유로를 계산해서 총 20유로를 주었다.
(사실 장식장 파는 사람은 22유로를 달라고 하였으나, 나는 우리집에 안 멀고 어제 대강 차 사용료로 5유로 정도 받을 것이라 했잖느냐고 반문하며 빙그시 웃었다. 그랬더니 결국 20 유로에 오케이한 것이다)

참 오랫만에 운전해 보는 봉고.
파워 핸들이 아니라 파워 핸드이기에 약간 더 긴장이 되기도 하였지만, 비교적 쉽게, 또한 안전하게 운전해서 우리집까지 왔다, 옆자리에는 샤론이와 아내가 같이 타고서.
샤론이는 처음 타 보는 짐차 앞부분이 마냥 신기한 듯 좋아했다.

우리집 거실에 장식장 큰 부분을 내려 놓은 후, 나는 차를 반납하러 갔다.
가는 길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으며, 차를 반납하러 막 도착하려니 이제 거의 이 차에 적응 되었다 싶었다.

차 주인에게 가서 차 열쇠를 반납하며, 혹시 차에 이상이 있나 없나 살펴보라고 한 후,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헤어졌다.

내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데, 잠시나마 기분이 묘했다.
내 차가 이렇게 조용하고 부드러울 수가...
한동안 못 느꼈던 느낌이다.

집에 돌아와서는 아내와 함께 장식장 조립을 하였다.
그런 후 나는 저녁 연습을 위하여 출근했다.

연습이 끝난 후 집에 돌아와보니, 벌써 장식장 정리가 다 되었다.
식탁 근처에 위치를 잡은 장식장에는 커피잔들과 식탁에 필요한 것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오늘 새로이 우리집의 한부분을 차지하여 우리들에게 편리함과 기쁨을 줄 장식장 또한 우리집에서 만족하며 잘 지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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