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이는 밤에 잘 때 기저귀를 하기 싫어한다. 아마 축축한 느낌이 싫어서라 생각하지만, 특별히 샤론이가 기저귀를 하기 싫어하는 날은 샤론이가 잠이 든 후, 기저귀를 채워준다.

하루는 잠이 든 후, 기저귀 채워주는 것을 잊었는데, 샤론이가 우는 소리에 불을 켜고 보니, 침대 이불에 실례를 하고는 축축해진 옷 때문에 깨었는듯했다.

오늘도 밤잠을 자고 싶어하는 샤론이를 재우려고 침대에 눕힌 후, 나는 옛날 이야기를 해 주었다.
"옛날 옛날에~
아주 먼 옛날에~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에~"

이야기는 특별한 주제도, 내용도 없이 그냥 대충 흘러나왔다.
샤론이는 내가 한 소절씩 이야기를 하면 "예"라고 반응을 보였다.

"초원에는 예쁜 꽃들과 풀들이 바람에 하늘거렸어요~."
"예~"

"시냇물에는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놀았어요~."
"예~"

"나무에는 새들이 날아와서 지저귀고 있었어요."
"예~."라는 대답을 기대했으나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샤론이는 갑자기 내게 이렇게 말했다.
"아빠. 샤론이 기저귀 해줘~."

'새들이 지저귀고 있었다'는 것이 샤론이에게는 '새들이 기저귀하고 있었다'고 이해가 되었나보다.

이날은 아주 수월하게 샤론이가 잠들기 전에 기저귀를 채워주었다.






- 오마니(61.98.143.3) 아이고 귀여운것 어쩌면 기저귀로 들렸을까^^^ 새들이 기저귀했으니까 샤론이도 기저귀하고 잘려고 했는 모양이지 ^^^ 2003-11-16 15:25:56
- 며느리(80.134.176.107) 샤론이가 요즘은 말을 아주 잘 한답니다. 말도 잘 알아 듣구요. 요즘은 아빠를 "여보" 라고 부른 답니다. 2003-11-23 03:28:30
- 며느리(80.134.176.107) 아마도 제가 그렇게 부르는 것을 듣고 그런가 봅니다. 그리고 할아버지 사진을 보면 아직도 " 아버님" 이라고 부릅니다. 2003-11-23 03:31:13
- 오마니(61.98.143.3) 아빠를 여보라고 부르고 할아버지를 아버님이라고 부른는것은 지도 그렇게 불러야 되는줄 알고 (그것이 이름인줄 아는모양이지^^^)그렇게 부르니 정말 귀엽구나 ^^^. 2003-11-23 18:5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