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저녁...

갑자기 노트북 전원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노트북 본체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 전원 아답터가 고장난 듯 했다.

전원 아답터는 2부분을 나뉘어져 있는데, 첫번째 부분은 전원콘센트에서 아답터까지 연결하는 선이며, 두번째 부분은 아답터에서 컴퓨터 본체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혹시나 전원 선이 꼬이거나 해서 접촉이 잘 안되나 싶어서 선을 잘 펴보기도 하고 이리저리로 젖혀보기도 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한 시간 정도 전원 케이블을 가지고 낑낑대고 난 후에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새로운 전원 아답터를 사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가격을 검색해보니 대강 20유로 선에서 우리 집에 있는 노트북과 호환할 수 있는 제품을 구입을 할 수 있었다.

삼성 정품인 경우에는 45유로 정도 했다.

두 배 이상을 주고 정품을 사기에는 그 가격 차이가 너무 커서 호환제품으로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


인터넷 서핑 중 싸구려 호환제품을 구입한 사람의 경우 정품보다 빨리 고장이 나서 얼마 후 다시 한 개를 구입하고, 또 다시 고장이 나서 그 다음에는 정품을 구입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호환제품의 경우에도 어떤 부품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가격은 물론 제품의 수명이 달라지므로 너무 싸구려는 좋지 않을 듯 하다.


인터넷으로 주문할 경우 독일의 경우에는 즉시 이체를 해도 받는 사람의 경우에는 며칠 후에 확인이 되며, 토요일에는 은행업무가 없으니 빨라도 월요일 또는 화요일, 늦으면 수요일 정도에 입금이 될 것이고, 그렇다면 제품 포장 및 발송하여 제품을 받게 되는 것은 빠르면 목요일 정도이거나 며칠 정도 걸려서 일이 진행된다면 그 다음 주나 되어야 물건을 받아볼 확율이 많다.

(보통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송금한 다음 1주일에서 10일 정도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늦는 경우에는 2주일 이상 걸리기도 한다 - 한국처럼 모든 분야에서 일처리가 빠른 나라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다.)


일단 그렇게 가격과 정보를 알아본 후, 나는 다음날(토요일) 오전에 전자제품 가게(Conrad)에 갔다.

이 가게에 갈 때 노트북과 전원 아답터를 가지고 가서 두 부분 중 어떤 부분이 고장인지 테스트했다.

친절한 직원은 첫번째 캐이블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했으며, 두번째 아답터 부분이 고장이 났다고 했다.


내 노트북에 적당한 아답터가 어떤 것이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적당한 제품을 찾아주었다.

그런데 가격이 45유로...

나는 인터넷에서는 이런 종류의 제품을 20유로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데 이건 너무 비싸다고 하면서 좀 더 싼 제품은 없냐고 물어보았다.

그 직원은 이 제품은 좋은 부품이 들어가 있는 제품으로 인터넷에 싸게 파는 제품과는 품질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말하면서 골똘히 생각한 후 내게 잠시 있어보라고 하더니 다른 제품 하나를 가지고 왔다.

자세히 보니 조금 전에 보여줬던 제품과 같은 제품인데 포장이 좀 뜯겨져 있었으며, 제품 표면에 약간의 흠집이 보였다.

그는 며칠 사용하다가 반품된 것인데 거의 새것이며, 100% 문제없이 잘 작동한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반품은 구입 후 2주일 이내에만 가능하므로 최장 2주일 정도 사용했다고 볼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포장이 뜯겨져서 상품진열대에서 제외된 제품이다)

그 대신 가격은 30유로에 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그래도 가격이 좀 비싸다고 했으나, 그 직원은 원래 자신이 내어줄 수 있는 가격보다 지금도 낮기 때문에 더 이상 싸게는 줄 수 없다고 했다.

나는 재차, 삼차 조금만 더 깎아달라고 하면서 25유로를 제시했다.

그는 안 된다고 했다.

나는 잠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매장을 둘러보면서 나는 집에 전화해서 아내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아내는 어쨌거나 반품이 되었는 물건에 흠집이 조금 있는 정도라면 (기분상) 중고인 셈인데 중고를 인터넷 신품보다 더 비싸게 살 이유는 없지 않냐면서 좀 더 깎아보라고 했다.


나는 그 직원에게 가서 우리집 내무부장관에게 연락했는데 조금 더 깎아보라고 하더라고 전하면서 이미 3번이나 물어봤지만 마지막 한 번만 더 물어볼 테니 조금 더 깎아달라고 했다.

그는 나의 측은한 표정을 바라보면서 "아... 안되는데..."라고 말하면서 골똘히 생각하더니 "좋아요. 25유로에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 직원은 손수 작성한 서류에 원래 가격은 45유로인데 20유로 세일해서 25유로에 판매하라고 적어주면서 계산대로 가라고 했다.


나는 작년 연말에 콘라드(Conrad. 가전제품 가게)에서 편지를 한 통 받았다.

2011년 1월 31일 이전에 25유로 이상의 물건을 사면 5유로를 싸게 해 준다는 쿠폰이 한 장 들어있었다.

나는 이 쿠폰을 계산대에 직원이 적어준 서류와 함께 내었다.


결국 나는 이 제품을 20유로를 주고 구입했다. 우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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