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따- 따 따 따 따 따 따...."
지난 월요일 김현배목사님과 교인들이 모여 킬 근교의 바닷가에서 그릴파티를 하며 있는 중, 내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 밸소리로 애국가 를 넣어놔서 그런지, 내 호주머니에 있지 않고, 멀리 놔뒀음에도 쉽게 내 핸드폰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저는 드보르작인데요..."

'드보르작? 죽은 음악가가 내게 왠 전화...'

잠시 생각을 가다듬는 중, 지난번 샤론이 발레교습을 위해서 집 근처의 유치원을 방문했을 때, 그 지도선생님의 이름이 드보르작임이 기억났다.

"아-, 네, 안녕하세요?"

"예, 지난번에 제게 명함을 주시면서 방학 후에 발레교습을 다시 시작하면 연락드리겠다고 해서 연락 드렸습니다."

사실 지난 6월쯤 우리집에서 가까운 유치원에서 매주 화요일 오후에 열리는 발레교습에 샤론이를 등록시키러 갔었다.
하지만 그 때는 당시 얼마 후 발표회가 있다고해서 새로운 교습생을 받기가 힘들다고 해서, 부득이 샤론이는 여름 방학 후 새로이 발레교습이 시작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지난 주간에 발레교습소 사무실이 있는 곳에 찾아가 보았으나 아무도 없었으며, 또한 전화로도 여러번 통화시도하였으나 아무도 받지않아서 어떻게 해야 하던 중이었는데, 마침 전화가 온 것이다.

"예, 잘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오후 3시 반에 샤론이를 데리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내일 뵙죠."

샤론이에게 내일 드디어 발레교습을 받으러 갈 수 있다고 하자, 샤론이는 무척 좋아했다.

다음날 오후 3시가 조금 넘어서 우리가족 세사람은 유치원을 향해서 집을 나섰다.
집에서 걸어서 약 5분정도 되는 거리에 있는 유치원이기에 더 친근감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샤론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집에서 약 1,7킬로 떨어진 곳이다. 샤론이에게 집에서 가까운 유치원으로 옮길지 물어보았으나, 새로운 유치원의 새로운 교육방식과 이제까지 사귀던 친구와 헤어지는 것이 그리 좋지만은 않을 듯하여 일단은 샤론이가 다니던 유치원에 계속 다니게 하고 있다-

오후 3시 반이 되자 선생님이 오셔서 우리를 반겨주셨으며, 우리는 샤론이의 수줍어함을 예상하고는 같이 발레교습하는 곳에 들어갔다.
샤론이 또래의 아이 (대강 만 4살에서 6살정도)들 5명이 발레교습을 받으러 와 있었다.

샤론이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선생님이 발레하는 푹신한 스폰치 방석 같은 것 위에 앉으라고 하지만, 샤론이는 엄마품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엄마는 슬그머니 샤론이와 함께 스폰치 방석에 내려 앉는다.
샤론이는 발을 꼼지락 꼼지락 거리며 같이 따라하고 싶어하는 눈치였으나, 아직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매우 소극적이다.
이럴 때 화를 내서 잘하라고 한들 무엇하랴.

엄마는 물론 선생님께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샤론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약 30분동안 기본적인 쉬운 몸푸는 동작을 한 후, 휴식시간을 가진다.

아이들은 화장실에도 가고 음료수를 마시며 갈증을 달랜다.
샤론이도 역시 목이 말랐던지 가지고 온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신다.

휴식시간 후에는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교습에 임하는 샤론이.
하지만 아직도 엄마에게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다.

선생님께서 특별히 샤론이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며 아이들과 함께 동작들을 하도록 유도하자 샤론이도 조금씩 따라한다.

나중에는 아이들과 함께 웃으며 신나서 재미있게 동작을 한다.

첫 교습이 끝난 후, 선생님은 우리에게 오셔서 말씀하신다.

"저도 아이가 네명있기에 (샤론이의) 저런 모습을 잘 이해합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다 해결되지요."

발레 교습을 마치고 나오는 샤론이.
왠지 더 밝아보이고 신나보인다.

아무쪼록 밝고 맑고 아름답고, 착하게 자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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