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 독일은 11월에 접어들면 벌써부터 온 시내가 크리스마스 장식들로 번쩍인다.
하긴 독일뿐 아니라 전 유럽이 그런 것같다.
우리가 밀라노에 살 때도 이태리 또한 떠들석하게 성탄을 준비하고 맞이했던 것같다.

무엇보다 가장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아이들인 것같다.
아빠가 거실에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고 성탄이 가까워 온다는 것을 이미 샤론이도 눈치를 챈 것같다.
아이들에게 있어 성탄에 있어 가장 기대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산타할아버지가 가져다 주는 선물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샤론이는 한달 전부터 이미 들떠 있다.

선물은 진작 부터 정해놓은 눈치다.
언젠가 집에 날라온 장난감 가게 전단지를 보고 혼자서 일찌감치 정해놓은 선물은 바로 실로폰이다.
전단지를 이리저리 열심히 뒤적이더니만 실로폰에 feel 이 딱 꽂힌 것이다.
그리고는 이번 크리스마스엔 산타할아버지가 실로폰을 줄 거라며  스스로 체면을 건다.

아빠 엄마는 그런 아이의 순수한 바램을 가끔씩 악용(?)한다.
샤론이가 말썽을 부릴때 산타할아버지가 보고 있다며 협박(?)을 하기 때문이다.

출근하는 아빠를 따라 모처럼 시내에 나가 맛있는 외식까지 하고 들어오던 길......차안에서....
샤론이는 자동차 창문에 달라붙어 깜깜한 하늘을 향해 두손을 모으고 하늘을 우러러 무언가를 주문처럼 나즈막하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반복해서 중얼거리는 그 나즈막한 소리에 기를 귀울이니 가히 눈물겨운 기도였다.
"하나님 ,
이번 크리스마스엔 산타할아버지한테 샤론이에게 실로폰 선물을 주라고 하세요.
우리집은 리들(Lidl 우리가 자주 가는 슈퍼) 지나고, 알디(Aldi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운 슈퍼) 지나면 있어요.
제 이름은 석샤론이에요.
아멘...."

아마도 산타할아버지가 집을 찾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었나보다.
올 성탄절에도 샤론이의 소원은 이루어질 것이다.
서재의 책장위에 샤론이의 소원 역시 성탄절을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