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잘 뛰어다니면서 노는 샤론이의 위력은 대단한가보다.
샤론이가 집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다보면 간혹 아랫집에서 그 무엇인가로 아랫집 천정(우리집 바닥)을 퉁퉁 치곤한다.

그리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신경이 아니 쓰인다고 말할 수 없으리라.

언젠가 샤론이가 또 원기왕성하게 집에서 뛰어다니자 나는 이렇게 말했다.
"샤론아. 너 공주님이 어떻게 걸어다니는지 아니?"

샤론이는 뛰다가 멈춰서서 대답했다.
"아니."

"샤론아. 공주님은 사뿐사뿐 걸어다니는 거야. 자 이렇게 사뿐~ 사뿐~"

샤론이도 내가 걷는 모습을 따라한다.
"사뿐~ 사뿐~"

하지만 이렇게 걸어다니는 것도 잠시, 언제 그랬냐는듯이 오분도 안 되어서 마구 뛰어다닌다.

"샤론아. 그렇게 뛰어다니면 안돼. 공주님은 사뿐사뿐 걷는거야. 그렇게 뛰어다니는 건 무수리가 그렇게 뛰어다녀. 자~ 사뿐사뿐~."

며칠간 이렇게 교육하다가 우리도 지쳤는지 아니면 까먹었는지, 어느새 흐지부지해졌다.

시간은 흘러 오늘 2004년 4월 9일
나는 레슨을 받으러 극장에 갔으며, 오랫만에 날씨가 좋아 아내와 샤론이도 같이 나와서 산책 겸 쇼핑을 했다.

아내와 샤론이가 산책을 마치고, 다시금 나를 만나러 오던 중, 샤론이는 땅에 기어가는 개미를 발견했다.

어찌 그 개미가 기어가는 모습이 샤론이에게는 빨리 뛰어가는 것처럼 보였나보다.
어쩌면 커다란 유모차가 다가오자 겁에 질린 개미는 생존본능으로 빨리 그 위험에서 빠져나가고자 했는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그 개미를 유심히 바라보던 샤론이는 말했다.
"개미야, 그렇게 빨리 뛰어가면 안돼. 사뿐사뿐 걸어가야지.
자~ 사뿐~ 사뿐~!!!"






- 할머니(221.142.67.202) 샤론아 사뿐~ 사뿐~.. 개미에게 사뿐사뿐걸어라고 교육시켰니^^^ 2004-04-14 01:42:35
- 샤론(80.134.189.49) 네~ 할머니 ^^ 2004-04-14 05:4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