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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중순부터 내린 눈이 아직까지 녹지 않고 있는 킬...

길지 않은 내 평생에 이렇게 눈을 오랫동안 본 적이 있었던가!

정말 눈이 많이 내리고 끊임없이 내린다.

 

샤론이와 나는 우리집 마당에 많이 쌓인 눈을 이용해서 이글루를 만들어 보았다.

원래 계획은 눈을 굴려서 둥글게 뭉친 다음 둥근 눈덩이를 여러개 나란히 옆에 붙여 놓은 후, 쌓아올리는 것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눈이 잘 안 뭉쳐지고 부서져서 그냥 눈을 한 곳에 수북히 쌓아서 눈산을 만든 다음, 아래 가운데 부분을 파내기로 했다.

이렇게 할 경우 눈이 잘 안 다져져서 언제 어떻게 무너내릴 지 약간은 걱정도 되었지만, 조심하면서 작업을 했다.

 

그 결과 비교적 훌륭한 이글루가 완성되었다.

들어가는 입구는 좁지만 안에 들어가면 어른 세명 정도는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정도의 넓이와 높이로 만들었다.

이글루를 무척 좋아하는 샤론이를 모델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나중에 눈이 녹아서 이글루도 녹아내린 후에는 사진만 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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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는 샤론이 학교 친구가 우리집에 놀러왔다.

샤론이는 그 친구와 함께 이글루 안에 들어가서 재미있게 놀았다.

그 친구는 자기도 집에 이글루를 만들었는데, 우리집에 있는 이글루가 훨씬 크고 멋지다면서 부러워했다. ^^

 

 

이렇게 이글루를 만들어 놓은 후 벌써 2주일이 지났다.

2주일동안 영상의 날씨가 된 것은 하루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동안 약간 부슬비 비슷하게 내리기도 하며, 잠시나마 태양이 비치기도 했다.

2주일이 지나는 동안 이글루의 높이가 좀 낮아졌다.

녹아서 그렇다기 보다는 다지지 않고 그냥 쌓여있던 눈이 그 무게 때문에 조금씩 눌려지면서 낮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처음에 이글루를 만들었을 때에는 나도 이글루 안에 들어가서 샤론이와 함께 놀 수 있었지만,  이제는 너무 낮아져서 나는 들어가서 놀 수 없을 정도이다.

나는 샤론이에게 입구를 조금 더 높게 파주겠다고 하였으나, 샤론이는 싫다고 했다.

 

나: "그럼 아빠는 못 들어가는데?"

샤론: "여긴 샤론이만 들어갈거야!"

 

할 말이 없었다.

'치사하고 더러워서 내가 거기는 안 들어간다.

대신...

내 이글루를 한 개 더 만들어야지.'

 

나는 내가 들어가서 놀 수 있는 이글루를 한 개 더 만들기로 했다.

마침 지난 밤에 눈이 많이 내려서 새로운 이글루를 한 개 더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눈이 마당에 쌓여있었다.

나는 우리집 마당에 쌓여있던 눈을 다시 한 곳에 쌓았다.

하지만 눈이 좀 모자란 듯 했다.

나는 옆집에서 눈을 치우고 있는 죈케에게 혹시 마당에 눈을 치울 때 필요없는 눈은 우리집 마당에 좀 던져달라고 했다.

죈케는 기꺼이 자기집 마당에 쌓여 있어서 처치곤란한 눈을 우리집 마당으로 던져 주었다.

덕분에 이글루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눈이 쌓였다.

 

나는 샤론이 이글루보다 입구를 더 높게 만들었다.

물론 기어서만이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이지만 그래도 비교적 편안하게 이글루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우리집 마당에는 지금 이글루가 두 개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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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날씨가 풀려서 눈이 녹아야될텐데라고 생각하면서도, 날씨가 따뜻해지면 이글루가 녹을까봐 걱정하는 샤론이 때문에 추운 날씨가 조금은 더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도 든다.

 

혹시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또 다시 눈이 많이 내린다면 세번째 이글루도 만들게 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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