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말

"따르릉"

전화가 울렸다.

아내가 전화를 받아보니, 김현숙 집사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집에 나무 가지치기해서 잘라둔 나무가 있는데, 가져가서 난로에 때우면 어때?"

아내는 흔쾌히 우리가 가지러 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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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1일

나는 아내와 함께 김현숙 집사님 댁에 가서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마신 후, 잘 잘라져있는 나무를 차에 실어 왔다.

가져온 나무 중 잔가지들은 그냥 잘 말려서 난로에 때우면 되지만, 큰 나무들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야 난로에 들어간다.

나는 도끼를 가져와서 장작을 패기 시작했다.

한창 진도가 잘 나가던 중, 도끼가 약간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나서 두 세번 정도 도끼질을 더하는데, 도끼가 나무에 찍히는 순간 도끼 자루가 부러졌다.

극장 동료 안제이(안드레이)에게 물어보니, 도끼 자루만 새걸로 사서 끼우면 도끼날은 그냥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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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일

도끼날에서 도끼 자루를 빼어내려고 노력해보았지만 부러진 도끼자루가 너무나도 단단히 박혀있어서 도저히 뺄 수 없었다.

안제이는 자기에게 주면 부러진 자루를 도끼에서 빼주겠다고 했다.

나는 극장에서 만나서 도끼를 전해주었다.

그날 저녁 연습때 안제이는 잘 분리된 도끼를 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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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7일

도끼자루를 사러 건축자재상에 갔다.

다행히 내가 원하는 자루를 찾을 수 있었다.

도끼 자루는 비교적 쉽게 도끼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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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는 자루가 빠지지 않게 고정시키기 위하여 플라스틱 조각을 도끼자루의 틈에 박아 넣어야 하는데, 쉽게 들어가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가진 망치가 너무 약해서 그 정도 힘으로는 들어가지 않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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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나는 반쯤 고정된 도끼자루를 가지고 안제이의 집으로 찾아갔다.

안제이는 자기집 지하실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도끼를 단단한 쇠에 고정시킨 후, 커다란 해머로 탕탕 내리쳐서 플라스틱 조각을 도끼자루 사이에 잘 집어넣었다.

그 후 그 플라스틱 조각이 안 빠져나오도록 쇠붙이를 박아 넣었다.

또한 그 집에 있는 날가는 기계로 도끼날을 날카롭게 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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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

안제이가 멋지게 완성시킨 도끼를 가지고 나머지 장작을 패었다.

그 전보다 훨씬 잘 드는 날 덕분에 쉽게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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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작들은 정원 벽 한 켠에 잘 쌓아두었다.

다음 추운 겨울날 장작을 땔 때까지 잘 마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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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을 쌓은 후, 비닐 봉지에 넣어둔 자그마한 가지들도 마저 쌓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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