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있을 때부터 샤론이는 유난히도 물고기를 좋아했다.
그래서 슈퍼마켓에 가서도 진열장에 있는 물고기를 쳐다보며, 한국에 와서는 횟집에 가서도 항상 어항에 있는 물고기 쳐다보곤 했다.

언젠가 독일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 TBC 홈페이지에서 대구 아쿠아리움 광고를 보고, 다음에 한국에 가면 샤론이와 꼭 가봐야지 생각했다.
하지만 독창회를 앞두고 아쿠아리움에 갈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차일피일하다가 대구를 떠날 날이 다가왔다.

'오늘이 아니면 아쿠아리움에 갈 수 없는데...'
독창회가 끝난 후 긴장이 풀려서일까...
모두들 피곤한 몸이었지만, 한국에 와서 샤론이와 함께 한군데도 여행하지 못한 죄책감이 들어서라고 할까.
결국 우리는 대구 우방타워에 있는 아쿠아리움에 가기로 했다.

방학을 맞아 대구에 와 있는 시은이에게도 같이 갈 건지 물어보니 흔쾌히 같이 간다고 해서 어머님께서 운전하시는 차를 타고 나와 아내, 샤론이, 그리고 시은이는 대구 우방타워로 갔다.
바깥기온은 많이 더웠으나, 차의 에어콘은 금방 더위를 씻어주었으며, 우리는 우방타워 안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쿠아리움에 입장했다.

"야~"
샤론이 입에서 감탄사가 나오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흥미롭게 다양한 물고기를 바라보았다.
'진작에 한번 와 줄껄...'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쿠아리움 안에는 에어콘이 안 나와서 많이 더웠다.
아마도 열대 고기들이 많이 살아서 효과적인 냉방을 못 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수족관과는 전혀 관계없는 앵무새, 캥거루, 달팽이 등도 보여 더 많은 볼 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샤론이는 우리가 수족관 한바퀴를 다 돌아보고 나가려 했으나, 좀 더 보고 싶다고 하며, 뒤로 돌아가서 본 것들을 다시 보며 좋아했다.

우리는 아쿠아리움에서 다양한 물고기들을 충분히 본 후, 타워 꼭대기 전망대로 가서 대구 시가지를 둘러 보았다.
우리가 사는 집이 어딘지 대강 방향을 찾아서 살펴 보았으나, 산에 가려서 안 보였다.
하지만 시원한 바람과 탁 트인 전망은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기에, 오랫만의 외출을 기분 좋게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