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예배할 때, 아내는 도저히 목소리가 안 나온다면서 성가대를 하지 않고 회중석에서 예배드리겠다고 하였다.
이날 예배가 끝난 후 집에 돌아온 우리는 모두 뭔가에 취한 사람처럼 약간 몽롱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는 잠이 들었다.

월요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몸이 무척이나 무거웠다.
기침도 하였으며, 열도 좀 있는 듯 했다.
아내는 물론 샤론이도 정신을 못 차리고 아프다고 한다.
이날 샤론이는 유치원에도 안 가고 승마도 안 가고 집에서 몸조리하였다.
나는 아스피린을 먹고 별 대수롭지 않게 생활하였는데, 몸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몸이 영 피곤하고 말을 안 듣는다.
아내와 샤론이 모두 아직까지 헤롱헤롱거렸다.
샤론이는 이날도 유치원은 물론 발레코스에도 가지 않고 집밖을 한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왠만큼 아프면 그냥 출근하는 스타일인 나는 오후 연습을 하러 극장으로 갔다.
하지만 극장에 가서 연습을 하다보니 몸이 더 많이 아파오고 전신에 힘이 쫙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연습이 끝난 후 나는 지휘자에게 가서 내일 오전에는 병원에 가봐야겠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집으로 왔다.

수요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내는 좀 몸이 괜찮아 진 듯하다고 했다.
아침 8시경 나는 샤론이를 데리고 동네 병원에 갔다.
그런데 평소에 내가 다니던 병원 문앞에는 휴가기간이라고 나와있었다.
나는 샤론이를 데리고 동네의 다른 병원에 갔다.
그 병원의 의사 선생님은 오전 9시 30분에 진찰하신다고 해서 접수만 하고는 집에 왔다가 시간에 맞춰서 병원에 다시 갔다.
의사선생님은 둘 다 감기가 심하게 걸린 것 같다면서 처방전을 적어주셨으며, 내게는 목이 많이 부어있으니 목을 쉬도록 해야 한다면서 주말까지 병가를 끊어주셨다.

약국에 들러서 처방전에 적힌 약을 구입한 후 집에 돌아온 우리는 약간은 억지로 식사를 한 후, 약을 먹고는 또 잠을 잤다.
몸에 힘이 없어서 그런지 자꾸 잠만 자게 되었다.
하루 종일 잠만 자고 한번씩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거나 물을 마시고는 또 잠을 자는 생활이었다.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끼게 된 이번 며칠동안을 잘 돌이켜보며, 아직 며칠정도 더 아플 지 잘 모르겠지만, 건강에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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