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태풍과 장마가 함께 와서 큰 피해를 입혔는데도, 오늘 낮까지 이곳 독일땅에는 푹푹 찌는 무더위가 극성이었다.
마당의 잔디는 물론, 길가에 있는 가로수도 물이 부족해서 나뭇잎도 힘이 없이 축 늘어져있다.

오늘 오후에는 날이 습한 가운데 더웠는데, 저녁이 되니 드디어 빗방울이 날렸다.
지난 한달 동안 하루, 이틀 정도만 비가 오고는 계속 가물었으니, 한국에 있는 분들에게는 야속하게 들리겠지만, 참 기다리던 비였다.


우리가족은 오랫만에 오는 비를 조금이라도 더 반기고자,  마당에 있는 파라솔을 펴서는 그 아래에서 내리는 비를 느꼈다.
하지만 이 비도 몇 방울 정도만 날리고는 그치나 싶었다.
마당도 한번 흠뻑 젖히지도 못하고는 비가 그쳤다.

아쉬운 마음에 하늘을 쳐다 보았다.
약간 어두운 하늘도 좀 보였으나, 그다지 신통해 보이지는 않았다.
잠시 후에는 햇빛이 비취며, 잠시나마 적신 마당을 다시 말렸다.

'아... 오늘도 비가 이정도만 오고 말 것인가...'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번 하늘을 쳐다 보았다.
저 멀리서부터 하늘이 검어지기 시작했다.

'음... 저 정도라면 오늘밤에 비가 좀 내리겠군...'

밤 11시가 넘은 지금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아무쪼록 그동안 가물어서 목말라하던 나무들도 맘껏 마시고, 더위도 식혀주는 고마운 단비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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