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갑작스럽게 아내와 샤론이 한국으로 출발한 후, 나의 식생활은 아내와 함께 있을 때에 비해서 솔직히 좀 부실해졌다.
처음 2-3일간은 아내가 끓여놓고 간 김치찌개와 함께 밥을 해서 먹었다.

그 후에는 밥을 해서 몇 끼니는 김에 싸서 먹고, 도 몇 끼니는 뿌려먹는 김과 함께 때웠다.
또한 냉장고에 들어있는 요구르트를 하나씩 먹었다.

그 후에는 대충 그냥 물과 식빵을 먹기도 하고, 남은 컵라면을 먹었다.

정해심 집사님과 정갑이 집사님께서는 몇차례나 전화해 주셔서 내가 식사를 잘하고 있는지 걱정해 주셨다.

오늘 오후에는 샤워를 하고, 시장을 보러 나가는데, 정갑이 집사님 차가 우리집 앞으로 막 들어왔다.
집사님께서는 꽃한송이와 편지, 그리고 냄비하나를 주시면서 말씀하셨다.

"닭 한마리 고아서 왔어요. 소금 안 넣었으니, 밥하고 같이 드실 때 소금 적당히 넣어서 드세요.
그리고 이 꽃은 박찬은 집사 올 때까지 안 시들거예요. ^^"

집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거듭했다.

지금 막 부엌에 있는 렌지위에 있는 고은 닭 냄비가 향기를 뿌리며 나를 부른다.
오늘 저녁 식사는 오랫만에 뜨끈한 저녁식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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