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아침에 아내가 샤론이를 놀이방에 데려다주기 위하여 차를 타고 나가려 할 때, 차유리가 얼어서 다급히 얼음을 긁어내는 것을 보았다.
'아, 드디어 추운 겨울이 시작되는가보구나.'

이제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하나 둘씩 떨어지는데, 갑자기 찾아온 추위는 사람들로 하여금 '인생무상'이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하나보다.

바로 지난주에도 반팔옷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밖에 나가곤 했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보통 아침에 출근할 때에는 날씨가 짓궂지않다면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나는, 서랍장에 들어있는 장갑을 찾았다.
아무래도 장갑을 끼고, 목에는 목도리를 하고 출근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어렵지않게 장갑과 목도리를 찾은 나는, 외투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 출근길에 올랐다.
거리의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미처 대비하지 못하여, 얇은 옷으로 추워하면서 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몇년전만 해도 이정도 날씨에는 얇은 옷을 입고 다녔는데...'
왠지 모르게 내자신이 나약해지지나 않았나는 생각도 들었다.

나름대로 잘 준비한다고 한 나에게도 세차게 부는 바람은 그 위엄을 충분히 느끼게 했다.

극장에서 연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다른 동료 두명을 보았다.
두명 모두 장갑을 끼지 않고 있었다.

나는 이런 날씨에 장갑없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에는 너무 춥지 않냐고 물으니, 두명 모두 갑자기 찾아온 추위때문에 장갑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평상시 멋으로 장갑을 끼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장갑이라는 단어가 겨울을 연상하게 한다고 말해도 될까...
적어도 나에게는 그러한데 말이다.

사람들에게도 힘든 점이 있다면, 세찬 겨울 바람을 막아주는 따뜻한 장갑처럼, 유용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오마니(211.52.245.44) 세찬 겨울 바람을 막아주는 따뜻한 장갑처럼, 유용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의단어를 보면서 마음이 닿는구나 . 아무쪼록 항상 그럼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면 하늘의 복이 너희들 가정에 2003-10-17 13:47:51
- 연하여(211.52.245.44) 충만하리라 믿는다 , 2003-10-17 13:48:30
- 석찬일(217.82.122.140) 오늘은 교회 가는 길 가로수를 보니 아름다운 단풍잎들이 하늘거리더군요. 자연의 아름다움은 역시 인간이 어찌 흉내낼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2003-10-20 00:3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