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일 아내의 생일날

김현배 목사님께서 킬교회교인들을 함부르크에 있는 목사님 집으로 초대하셔서 함부르크로 갔다.
처음에는 나비게이션이 있는 김호일 집사 차를 따라서 함부르크에 가서, 목사님 집 근처에서 이명선 사모님이 그 지점부터는 목사님 집을 안다고 앞서 나가기에 나도 이명선 사모님 차를 따라 나갔다.

한참 신나게 가고 있는데, 이명선 사모님이 시내에서 너무 빨리 달리시는게 아닌가 생각하며 속도계기판을 보니 거의 시속 80km 에 육박했다.
그래서 나는 약간 감속하며 가고 있는데, 그 때 오른쪽 옆에서 '번쩍' 거리더니, 내 차가 지나갈 때 또 한번 '번쩍' 거렸다.

과속으로 사진이 찍힌 것이었다.

저속운전으로 평판이 자자한 내가 처음으로 과속으로 사진 찍힌 날이었다.

길도 모르고 앞 차만 보고 따라가는 입장에서 앞 차를 놓치면 낭패기 때문에 어찌 천천히 갈 수도 없었다고 변명이라도 하고 싶지만, 아마 나 혼자 운전하였더라면 좀 더 천천히 갔을 수도 있었겠지 라고 혼자 위안도 해 보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이명선 사모님 또한 어떤 골목길로 들어가야 하나 옆 길을 살피시면서 운전하시느라, 가속페달이 계속 눌리고 있다는 것을 잘 못 느끼셨다고...

이왕 어떤 일이 벌어졌다면, 그 일에 대해서 후회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안 좋으니 반성만 하자라는 평소의 소신처럼 깨끗하게 인정했다. 아내의 생일날 생일 축하 사진(?)을 독일 정부에서 찍어줬다고 위안하면서 말이다.

그 때의 과속 벌금 용지가 드디어 오늘 날아왔다.
내용을 보니 사진 찍힌 날짜, 시각, 그리고 내차번호가 적혀있었으며, 시속 50km 구간에서 61km로 운전했으며 벌금은 25 유로라고 적혀 있었다.

내 생각보다 과속한 정도도 적었으며, 따라서 벌금도 적게 나왔다고 다시 한번 위안하고는 빨리 잊고 싶은 마음으로 바로 인터넷 뱅킹으로 벌금을 송금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벌금 용지와 함께 사진도 날아왔더라면 두고 두고 기념이 되었을텐데, 사진이 안 와서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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