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아, 이제 세수하고 치카치카하고 유치원에 가야지~"

어느날 아침에 유치원에 갈 시간이 다 되어가서 나는 샤론이에게 씻으라고 했다.
그런데 샤론이는 안 씻는다고 한다.
오히려 나보고 씻으란다.

"난 안 더러워. 아빠가 씻어."

"샤론아, 아빠는 벌써 다 씻고, 치카치카도 했는걸. 그리고 샤론이 아침에 일어나서 아직 안 씻었잖아."

"나는 깨끗하단 말이야. 그런데 아빠는 시꺼메"

올 여름 햇살에 그을어진 내 얼굴이 좀 꺼메져서 그런지, 그게 안 씻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나 보다.

"샤론아, 이건 햇빛에 타서 그런거야. 아빠는 세수 다 했으니 샤론이 빨리 가서 씻어."

"아니야, 햇빛에 탄 것도 비누로 씻으면 하얗게 돼."

샤론이에게 이건 비누로 씻어도 안 하얘진다고 말해보았으나, 샤론이는 믿지 않는 눈치였다.

뽀얀 피부를 타고 태어난 샤론이도 좀 더 커지면 내 말을 이해하겠지 생각하고 웃으면서, 씻기 싫다는 샤론이를 데리고 욕실로 가서 세수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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