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23일 저녁에는 우리 가족이 오랫만에 같이 극장에 가서 크리스마스 동화 공연을 구경했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족들이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동화를 기획해서 공연하는데,

올 해는 "론냐, 도독의 딸" 이라는 동화를 선보였다.

나도 전혀 모르는 내용이어서 샤론이에게 먼저 내용을 대강이라도 설명해 줄 수 없었으나,

샤론이는 내용을 비교적 잘 이해하는 듯 했다.


작년에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동화 공연을 구경한 샤론이는 조명과 음향으로 음산한 분위기에 싸여진 무대에 나타난 괴물들을 볼 때면 너무너무 무서워서 울기도 하였으나, 올해는 큰 문제없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샤론이의 날로 발전하는 독어실력과 함께, 자기가 더이상 3살이 아니라 4살로 많이 자랐다는 자부심, 그리고 부모가 양 옆에 있기에 느끼게 되는 안도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지않나 생각한다.

공연 중간 중간, 노래가 끝나거나 장면이 바뀔 때마다 스스로 박수를 쳐가며 그 내용에 푹 빠져서 구경하는 샤론이가 대견스럽게 느껴졌다.

공연이 끝난 후, 무대에 선물 보따리를 매고 나타나신 산타 할아버지가 나눠주시는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샤론이.

비록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볼 수 있는 산타 할아버지지만, 언제 어디서 몇번을 봐도 반갑기만 하다.

산타 할아버지가 샤론이에게 선물을 나눠주실 때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멋진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나중에 이 사진을 보면서 그 때를 회상하며 웃을 샤론이를 생각하니 내 입가에도 웃음이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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