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독일에 온 지도 벌써 5년이 다 되어가는데, 그동안 이상하게도 수영장에는 한번도 갈 기회가 없었다.
아니 기회가 없었다기 보다는 내가 안 갔다고 해야 옳겠지.

바닷물에서 수영을 한 적은 몇 번 있으나 수영장에는 적당한 기회가 닿지 않아서 못 간 것이다.

어제 아침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지만, 친구 세르게이에게 전화를 걸어서 수영장에 갈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세르게이와는 전에 한번 수영장에 같이 간 적이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날 그 시간에는 일반인은 수영할 수 없으며, 수영강좌를 수강하는 사람들만 입장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물에 발을 담그기는 커녕 탈의실까지도 못가고 돌아왔었다.

세르게이는 흔쾌히 같이 가자고 했다.
지난번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하여 수영장 시간표를 보고 오후 1시가 좀 넘어서 수영장에 가기로 했다.

수영장에 도착해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는 물이 있는 곳으로 갔다.
수영장은 어린이들이 놀수 있는 곳이 한쪽에 얕게 되어 있고, 일반인들은 깊은 곳에서 수영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수영장 한쪽가에 천천히 수영하는 분들을 위해서 약간의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는 것이다.

그 공간을 벗어나서는 일반인들이 수영을 한다.
수영장 레인 길이는 25미터였기에 큰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물은 얕은 곳이 2미터이며 깊은 곳은 대강 5미터 정도 되어보였다.
불행중 다행인 것은 시작지점과 끝지점에는 발을 디디고 서있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나는 약 5년만에 하는 수영이라 무리하지 않고 세르게이가 하는 평영의 속도에 맞춰서 천천히 물을 가로질렀다.
그동안 나온 배와 둔해진 다리를 이끌고 비교적 순조로이 물에 적응할 수 있었다.

여러차례 쉬어가면서 총 500미터를 수영하자, 세르게이는 휴식을 취해야겠다고 해서 우리는 같이 약 10분 정도 쉬었다.

쉬면서 나는 세르게이에게 물어보았다.
평소에 수영하면 어느정도 하는지, 그리고 쉬지않고 얼마나 먼거리를 수영할 수 있는지...

세르게이는 한번 수영장에 오면 보통 700-800미터 정도를 수영하며, 정확히 재어보지는 않았지만 쉬지않고 한번에 길게 하면 50-100미터 정도 할 수 있지 싶다고 했다.

내 경험상으로 100-200미터 정도를 한번에 수영할 때가 가장 힘들었는 것 같다. 그 후에는 자신감이 생겨서인지 비교적 쉽게 더 긴 거리를 수영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나는 세르게이에게 이러한 경험을 이야기 하고는,  내가 앞장서서 천천히 수영할 테니 나를 따라서 장거리에 도전해보자고 제안했다.

세르게이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으며, 우리는 천천히 평영으로 수영하기 시작했다.
100미터를 수영하였을 때, 세르게이를 보니 아직 팔팔해보여서 나는 계속하자고 하였으며, 세르게이도 따라서 계속했다.

결국 우리는 500미터를 쉬지않고 수영했으며, 세르게이도 피곤한 가운데 대단히 뿌듯해하였다.

세르게이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수영을 단시간에 하였으며, 우리는 그정도만 하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내 개인적으로는 약간 모자란 운동양이었으나, 첫날에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가 되면 앞으로 좀 더 자주 수영장에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 nunim(24.69.255.203) 좋은 바램임. 이왕이면 실천도 하기 바램. 2004-02-29 13:15:27
- 석찬일(217.227.206.233) 바램 실천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으면 하는 바램임 2004-02-29 23:36:30
- 오마니(211.245.208.104) 운동을 하는것은 건강에 매우 좋은일이다 .앞으로 꼭신간을 내어서 열심히하거라 2004-03-04 00:28:59
- 석찬일(80.134.181.194) 넵 2004-03-04 07: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