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7월 4일) 우리(찬일-찬은-샤론)는  함부르크 공항에서 장모님을 모셔서 이야기 꽃을 피우며 킬로 왔다.
그 때부터 '언제 한번 그릴해서 맛있게 먹어야지' 했는데, 날이 더워서 차일피일하다가 (그래도 고작해야 하루~, 월요일 밤에 도착하셔서 화요일 그릴할까 하다가 덥다고 안했음) 어제(수요일) 저녁식사는 이열치열의 심정으로 집 마당에서 아내가 양념한 고기를 그릴하기로 했다.

처음으로 그릴을 했을 때에는 불을 잘 못 붙여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 당시 보통 불 붙이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1~2시간 정도 되니, 불을 붙이다보면 숯도 많이 타게 되고, 불 잘 붙으라고 열심히 부채질한 팔힘도 빠지고 해서 날은 더운데 짜증도 나고, 배는 고프고 했던 생각이 난다.

역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실패를 거듭하면서 약간씩 빨라진 불 붙이는 시간은 이제 20분 정도면 고기를 구울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성공적으로 불을 붙인 후,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장모님께서 오신 후 처음으로 하는 야외식사(?)인지라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느끼게 되는 새로운 자연의 낭만을
는낄 수 있었다.

'역시 숯불에 구운 고기는 색다른 맛이 나는군.'

모두들 맛있게 식사를 했다.
평소 고기를 좋아하는 샤론이는 이날도 어김없이 맛있게 많이 잘 먹었다.

평소 소식을 하시는 장모님께서도 이날만큼은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이 드시는 듯해서 우리 마음이 흡족했다.
(아무래도 평소에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은  평소 적게 먹던 사람이 같이 많이 먹으면 동류의식이 생기며 기분이 좋아지나보다)

꾸준하게 오랫동안 먹는 우리 세사람(찬일-찬은-샤론)보다 장모님께서 식사를 빨리 끝내셨다.
장모님께서 숟가락을 내려놓으시는 것을 보던 샤론이가 조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

"할머니, 뭐 할 말 없어?"

얼마전부터 존댓말을 배우고 있는 샤론이, 아직 말이 오락가락하지만, 마음씨 넓은 장모님께서는 손녀딸이 반말을 해도 그저 귀엽게 봐 주신다.

할머니께서 뭐라고 대꾸도 안하시니 샤론이가 다시 다그치며 말한다.

"잘 먹었습니다 하라구~!"

평소 식사를 마치면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라고 가르쳤더니, 할머니가 식사를 마치신 후에도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해야 된다고 생각했나 보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이해를 못해서 고개를 갸우뚱 하시던 장모님께서도 아내의 설명을 들으시고는 웃으시면서 "잘 먹었습니다~" 라고 인사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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