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홈페이지 정리하느라 늦게 잠자리에 든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아내가 나를 깨우며 부르는 소리에 단잠을 깼다.

무슨 일로 나로 하여금 잠을 못자게 하나 일어나서 거실로 나와보니, 아내가 샤론이 바지를 벗겨놓고는 다리 이곳 저곳을 살피는 것이었다.

"어젯밤에 붉은 반점이 약간 있던데, 오늘 아침에는 훨씬 많이 심해졌네. 아무래도 병원에 가야할 것 같아..."

샤론이 다리를 보니 정말 온 다리에 붉은 반점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샤론이는 가렵다고 자구 긁으려 했다.

나는 전화번호부 책을 찾아서 소아과병원에 전화를 했다.
간호사는 혹시 다른 아이에게 전염이 될 수도 있으니 12시 45분에 오라고 했다.

우리는 12시가 되기 조금 전에 집을 나서서 슈퍼마켓에 가서 장을 보고는 소아과로 갔다.

다른 손님이 없는 시간이기에 바로 진찰실로 들어갔다.
간호사 언니는 컴 모니터에 수두라고 적으면서, 열이 있는지 없는지 물었다.

열이 없다고 하자 간호사언니는 그렇게 적고는 샤론이 반점을 보자고 했다.

샤론이는 간호사 언니 앞에서 자꾸 옷을 안 벗으려고 했으나, 아내가 비누방울 부는 장난감을 사준다고 꼬셔서 결국 진찰을 받을 수 있었다.

간호사 언니는 잠시 샤론이 반점을 보고는 몇마디 더 적고는 의사선생님을 모시러 갔다.

나는 아내에게 간호사가 수두라고 적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내는 "샤론이가 한국에서 수두 예방주사 맞았는데..."라고 말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예방주사를 맞아도 발병하기는 하지만 수월하게 넘어간다고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샤론이가 수두에 걸렸으면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잠시 후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샤론이 몸을 진찰하셨다.
이 때도 샤론이는 옷을 안 벗으려고 하여서 아내는 결국 비누방울 장난감을 두개 사주기로 했다.
그러자 샤론이는 마지못해 옷을 벗고는 진찰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은 수두 반점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면서, 알레르기 반응처럼 보인다고 하셨다.
혹시 음식이나, 세제(비누 등), 크림 같은 것을 전에 사용하지 않던 것으로 새로이 사용하는 것이 있냐고 물어보셨다.

아내는 샤론이 몸에 바르는 크림을 새로이 어젯밤부터 사용하는 것이 있다고 하자, 의사선생님은 그것 때문인 것 같다면 그것을 더 이상 사용하지 말라고 하셨다.
또한 반점은 자연히 없어지는 것이라고 하시면서, 샤론이에게 곰사탕 하나를 주셨다.

샤론이는 쑥스러워하면서도 곰사탕을 받았으며, 우리는 환한 얼굴로 병원문을 나설 수 있었다.






- 오마니(221.142.66.21) 아이고 다행이구나 많이 놀랐겠구나 아이를 키울려면 여러번 놀랄일이 많이 생긴다 2004-04-01 21:01:36
- 석찬일(217.82.121.253) 네, 앞으로도 얼마나 놀랄 일이 많을지 기대됩니다. ^^ 2004-04-01 23:4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