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009년...
올 해 생일이면 만으로 40이다.
그리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은 나이도 아니다.
그런데...
어릴 때의 마음이 자꾸 없어져 가는 듯해서 마음이 아프다.

어제 교회에 다녀 오는 길이었다.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해서 가는데, 눈발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했다.
"야! 눈이다."
샤론이가 자동차 창문 밖을 보며 말했다.
눈...
세상을 하얗게 만드는 마법의 눈이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왠지 내 마음이 기쁘지만은 않았다.
아무래도 눈이 내린 후에 차를 타고 달릴 때 얼어붙은 도로가 미끄러울 것이라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샤론이가 내게 물었다.

"아빠! 아빠는 눈이 와서 좋아?"
"아니. 꼭 좋지만은 않아."
"왜?"
"아빠는 눈이 오면 자동차를 타고 다닐 때 위험해져서 좀 싫어!"

눈이 오는 것이 싫다...

샤론이가 다시 물었다.
"그럼 자동차 운전하는 것 빼고 그냥 눈 오는 것은 어때?"
"그렇다면 아빠도 눈 오는 게 좋지. 하지만 자동차 운전 하는 것을 빼고 생각할 수가 없는걸..."

어릴 때에는 눈이 오면 그냥 좋았다.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그냥 신나게 놀았다.

그런데 이제는 눈이 오니 걱정이 앞서는 내 모습을 보니 내가 나이가 들었나보다.

아... 게다가 나는 집을 샀으니, 우리집 앞의 눈도 치워야 하는구나.
독일에서는 눈이 왔을 때 그 집 앞에 내린 눈을 치우지 않을 경우에 누군가가 그 집 앞에서 넘어지면 치료비를 배상해야 한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집 앞에 눈을 치울 면적이 그리 많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나저나 눈이 내렸음에도 그냥 기뻐할 수 없는 내 모습이 아름다와 보이지 않는다.
혹자는 현실적이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것이 현실적으로 되는 것이라면 피하고 싶은 마음이다.
성경에도 어린아이와 같지 않으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는데...

오늘 아침에 출근하기 위하여 자동차에 쌓인 눈을 치워야 했다.
나는 조금이라도 동심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자동차 앞유리에 스마일 모양을 그려보았다.
그리고는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라도 하니 잃어버린 동심을 조금이라도 찾은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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