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15일 낮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

거실에 있던 나는 복도에서 울려퍼지는 애국가 소리를 듣는다.
내가 정성들여서 핸드폰에 입력해놓은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나는 '아~, 애국가구나'라고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가 내가 전화를 받아야된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여보세요. 할로~(Hallo)"
전화는 우리가 이사갈 집 주인의 형으로부터 왔다.
오늘 공증인의 중립계좌에 1차로 집값의 일부가 들어와있다면 내가 집열쇠를 받기로 합의했었기 때문이다.

나는 공증인 사무실에 전화해서 알아보겠다고 했다.

공증인 사무실에 전화해서 이번 계약건 담당자에게 입금이 되었나 알아보았다.
담당자는 아직 공증인의 중립계좌에 입금은 안 되었으나, 현재 그 은행본점에 입금되었으며, 내일 중립계좌로 입금될 것이라는 정보를 받았다고 했다.

어설픈 내 독일어 실력으로 그것을 설명하는 것보다 담당자가 직접 집 주인의 형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되어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좀 해서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잠시후, 다시 한번 내 핸드폰으로부터 애국가가 울려퍼진다.
집주인의 형이었다.
그는 공증인 사무실에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언제 열쇠를 건네줄 것인지 물어보았다.

나는 물론 바로 받고 싶다고 했다.
하루라도 빨리 받아야 필요한 부분 칠도하고 고칠부분 고치기도 하여, 올해안에 이사를 마무리하고자 함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12시 45분에 그 집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그는 열쇠를 건네주기 전에 여러가지 집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내 호주머니에서 다시금 애국가가 울려퍼진다.
전화를 받아보니 아내였다.
방금 피가로 합창 연습이 끝났다며, 데리러 오라는 것이었다.
(나는 피가로에 정원사 역으로 출연하므로 피가로 합창연습에서는 제외되었다)

나는 곧 가겠다고 전화를 끊고는, 집주인 형에게 아까 들린 핸드폰벨소리는 대한민국 국가였다고 설명하였다.

그는 나에게 열쇠를 건네주었으며, 우리는 밝은 얼굴로 헤어졌다.
  


한줄의견          
은쫑 늦게나마 메리크리스마스다!!이사하는 것 같구나. 04-12-27 12:29
석찬일 응. 성탄절이 지나서야 너의 댓글을 봤다. 늦었지만 축성탄이다. 또한 새해에도 복 많이 받아랏~ 04-12-29 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