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어느날.

예전에 금붕어를 키웠던 어항에 새로이 물을 받았다.
그동안 여러 사람으로 열대어를 키워보라는 말을 들어왔는데, 드디어 열대어를 시작해 보기로 한 것이다.

일단 최주일씨에게 전화를 해서 주일씨 집에 있는 열대에 두마리만 달라고 했다. (전에 언젠가 주일씨가 열대어 고기 몇마리 선물하겠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기에 반협박조로 고기 선물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열대어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나는 그냥 어항에 물만 받아놓고 주일씨가 열대어를 가져오길 기다렸다.
하지만 주일씨는 물을 받고 적어도 사흘 이상 놔둬야 고기가 살 수 있는 물이 된다고 하여, 우리(나, 그리고 주일씨)는 차를 타고 애완동물 용품 파는 곳에 가서 물을 정화시켜주는 약과 열대어 먹이를 사왔다.

그 약은 방금 받은 물에서 열대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성분들을 빨리 없애주는 역할을 하는 약이었다.

주일씨는 내가 요구했던 두마리에 다른 종류 두마리를 더하여 총 네마리의 고기를 선물했다.

그렇게 시작한 우리집 열대어 수족관은 며칠 지나지 않아서 다른 열대어를 추가로 더 사옴으로 시작하여, 바닥 모래도 더 높이 깔아주고, 수초도 심어주는 등 나날이 아름답게 변해갔다.

게다가 한국에서 샤론이를 돌봐주러 오실 어머님께 부탁해서 한국에 파는 물레방아를 좀 구해주십사고 했더니, 작은 형수님께서 독일에 있는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선물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어머님께서 오셔서 또한 샤론이에게 선물하신다고 더 많은 열대어를 사 주셨다.

이제 어느정도 어항에 움직이는 것도 많고 보기 참 좋았으나...
날이 지남에 따라 고기가 한마리씩 죽어갔다.
자세히 살펴보니 고기의 피부에 하얀 점 같은 것이 생겨있었다.

나는 열대어 고기를 산 집에 가서 고기 피부에 하얀 점 같은 것이 있다고 하니, 열대어 담당자가 그렇게 말로 해서는 잘 모르니 살아있는 병든 고기를 한마리 가져오라고 했다.

다시 집에와서 병든 고기를 한마리 가져가보니, 열대어 담당자는 병든 고기 비늘을 약간 떼어내어 현미경으로 살펴보더니, 이제 무슨 병인지 알았다고 하면서 내게 물약 한병을 권해줬다.
그리고는 지금은 병이 심각한 상태이니, 그 물약을 1/3 병 정도 수족관에 넣어주면 며칠 후 병이 낫는다고 했다.

집에 와서 그 약을 넣고 며칠 기다리니 확연히 병이 낫기 시작했으며, 나흘 정도 후에는 완전히 나았다.
하지만 집에 있는 고기가 거의 다 죽은 후, 약을 넣어서 수족관에는 몇마리 고기가 남지 않았다.

또한 노란 물달팽이를 사서 넣어줬더니 그놈의 물달팽이가 수초를 완전히 망쳐놓았다.
물달팽이가 수초를 먹는 것은 아니지만, 그 달팽이의 무게 때문에 수초가 엉망진창이 되어서 결국 우리는 물달팽이를 수족관에서 들어낼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실패를 거듭하며 보다 열대어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가는 우리의 노력을 과연 수족관 안에 사는 열대어는 알아줄까...

병이 다 나은 수족관에 몇마리의 고기를 더 사 넣어 주었다.
그 날 따라 배가 부른 암놈을 한마리 사 왔는데, 그 암놈의 배가 아무래도 수상하여 우리는 바로 산란통에 넣어놨었다.
아니 그랬는데, 그 놈이 우리집에 와서 한시간도 안 되어서 바로 새끼를 낳는 것이 아닌가...

나는 어머니와 아내를 불렀고, 우리 모두 구피가 새끼 낳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구피는 뱃속에서 알을 부화시켜 새끼가 바로 태어난다고 한다.
그 조그마한 새끼들이 빨리 커서 다른 고기들과 함께 유유하게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날이 손꼽아 기다리진다.
  


한줄의견          
샤론맘 작은 어항앞에 어머님까지 온 식구가 둘러 앉아 물고기 들을 들여다보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그 가운데 작은 행복을 느끼며.... 04-10-27 05:41
샤론곰 생각만 해도 따뜻하고 훈훈하네 04-10-28 06:20
석찬일 음... 샤론곰이라... 누굴까? 아무리 생각해도 도통 모르겠네.... 쩝 04-10-28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