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SBS 프로그램인 최수종 쇼를 보았다.
초대손님으로 나온 신동엽의 재미있는 화장실 이야기를 듣고서 나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화장실 중에 좌변기가 2개가 있는 화장실도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해가 잘 되지 않았지만 뭐 그럴수도 있으려니 하면서 듣고 넘겼다.



"우르르 쾅쾅~ 쿠~~~웅~"
저녁식사 때 약간 맵게 먹어서 그런 것일까?
뱃속에서 천둥치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신호가 느껴져서 화장실로 갔다.

변기에 앉아서 듣는 천둥소리는 조금전 뱃속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때보다 왠지 더 가깝게 들렸으며, 뱃속이 시원해 지는 쾌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인가 아직 뱃속에 남아있다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마냥 변기에 앉아 있던 중, 다시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이번에 오는 놈은 좀 더 큰 놈이가 보군... 이놈 때문에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나 보네... 빨리 와라. 이놈아~~'

슬슬 끓어오르는 기운을 밀어내기전에 기를 마구 모으고 있는데, 저 멀리 거실에서 샤론이와 아내의 대화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쉬~ 쉬~"
"응, 샤론아, 아빠에게 가서 쉬~ 하고 싶다고 해"
거실에서 집안정리를 하고 있던 아내는 내가 화장실에 있다는 사실을 몰랐나 보다.
나는 어찌 해결할 수 없어, 변기에 앉은 채로 말했다.
"내, 똥 눈다~"
이어서 샤론이가 화장실 쪽으로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마음이 다급해진 나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내, 똥 눈다카이~"

하지만 아내는 절규하는 나의 소리를 못들었는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으며, 샤론이는 드디어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이들의 특성상 오줌을 오래 참지 못한다는 사실을 무수한 경험을 통해 체득한 나는 나 자신도 어찌하지 못하며, 샤론이도 오줌 싸게 그냥 놔 둘 수 없는 진퇴양란의 궁지에 몰렸으며, 며칠 전 최수종쇼에서 봤던 변기 2개가 있는 화장실이 바로 낙원에 있는 화장실일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위급할 때 더 강하게 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내게 지혜로 다가왔으며, 나는 변기에 앉은 채로 샤론이의 바지와 팬티를 아래로 내린 후, 샤론이를 번쩍 들어 다리는 욕조 바깥쪽으로, 그리고 엉덩이는 욕조 안으로 위치하게 한 후, 샤론이에게 "쉬~, 쉬~" 라고 외쳤다.

뭔가 평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안 샤론이는 잠치 머뭇거리며 가만히 있다가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무사히 쉬를 잘 마쳤다.

일단 샤론이를 잘 마무리하여 먼저 보낸 후, 나는 좀 전에 모았던 기를 다시 한번 발산하여 개운한 느낌으로 화장실을 나올 수 있었다.







- 오마니(211.245.208.104) 참 재미있군^^^ ... ㅎㅎㅎ 샤론이 변기를 옆에 두었다가 그때 사용하면 되지 아이고 민망해라 ㄲㄲㄲ . 2003-11-29 21:26:37
- 석찬일(217.82.122.237) 그 때 샤론이 변기는 안방에 있었기에 제가 어찌 그 상태에 안방까지 가서 가져올 수 없었습니다. ^^ 그리고 뭐가 그리 민망합니까요. 헤헤 사람 사는 게 다 그런거지요. 허허... 2003-11-30 02:04:35
- 고모(24.69.255.203) 부녀가 화장실을 최대한 다양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은것이었더냐? 2003-12-20 08:17:18